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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의 중국고전] 진보당과 홍문연
‘유방의 충신’ 자처하다 기회 오자 배신한 조무상
진보당 전향 여부에 의구심… 행동으로 입증해야
오주한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2-26 06:30:26
▲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1월18일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소동을 일으키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며 끌려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漢)고조 유방(劉邦)은 중국 한나라의 400년 역사를 개막한 인물이다. 그런데 한나라는 한 ‘배신자’에 의해 출범조차 못 해 보고 좌초될 위기를 겪은 바 있었다. 바로 홍문연(鴻門宴) 사건이다.
 
진(秦)나라 말기 천하는 이세황제 호해(胡亥)의 폭정 아래 크게 신음했다. 이에 각지에서 크고 작은 반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초(楚)나라 등 진나라에 의해 멸망했던 나라들도 속속 부활했다. 유방도 진나라에 대항해 일어선 뒤 초나라를 따른 군벌 중 하나였다. 소하(蕭何)·조참(曹參)·번쾌(樊噲) 등 많은 호걸들이 유방을 따르며 그를 도왔다.
 
어느 날 초나라 황제 의제(義帝)는 휘하에 다음과 같이 명했다. “진나라 수도 함양(咸阳)이 있는 관중(關中)에 먼저 입성하는 자를 왕으로 삼겠다!” 이에 유방은 군사를 이끌고 바람처럼 내달렸다. 유방의 라이벌로서 훗날 그와 천하를 다투게 되는 서초패왕(西楚覇王) 항우(項羽)도 질세라 관중으로 향했다.
 
관중을 먼저 차지한 건 유방이었다. 진나라의 마지막 군주 자영(子嬰)의 항복을 받아 낸 유방은 수도 방어의 거점인 함곡관(函谷關)을 굳게 걸어 잠궈 혹 있을지 모를 도적떼의 난입을 방비했다.
 
그런데 질투심에 눈이 돌아간 항우는 결과에 승복하는 대신 함양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적군을 무찌르듯 함곡관을 쳐서 함락시켰다. 항우의 병력은 유방의 배가 넘었다. 그러자 유방의 충신임을 자처하던 조무상(曹無傷)은 기다렸다는 듯 항우를 찾아가 충성을 맹세했다. 나아가 “유방이 관중에서 왕 노릇할 생각에 금은보화를 사사로이 챙기고 있다”며 모함했다.
 
건수 잡았다 여긴 항우는 유방을 홍문이란 곳으로 불러 연회를 열었다. 또 사촌동생 항장(項莊)에게 칼춤 추게 한 뒤 때를 봐서 유방을 베도록 명했다. 유방은 책사 장량(張良)과 용장 번쾌의 도움으로 겨우 달아날 수 있었다. 조무상이 배신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유방은 내막을 알게 되자 조무상을 가차 없이 처단했다.
 
종북(從北) 논란으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 진보당이 4월 총선에서 최소 비례대표 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범야권 비례연합위성정당의 당선권 1~20번 순번 중 3개를 진보당에 할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진보당은 종북 의혹을 강력히 부인 중이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홍문 연회’의 칼춤이 자신을 겨눌 줄은 유방도 예측하지 못했다. 더구나 진보당의 강령 중에는 ‘한·미 관계 해체’도 있다. 진보당은 진정 종북과 무관하다면 그것을 입증할 행동으로 범국민적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한다. 
 
오주한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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