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 원재료 가격의 하락세에도 가공식품·외식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에서 일부 식품 기업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7% 하락한 117.3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 124.6에서 지난달까지 꾸준히 하락세다.
곡물 가격지수는 113.8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170.1) 대비 33.1% 떨어졌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3월 최고점인 251.8에서 지난달 120.9로 절반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원재료의 국제 가격 하락으로 식품 기업이 제품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밀가루·식용유 원재료인 소맥·대두유 가격은 2022년 3분기 이후 계속 하락세다.
정부도 기업의 물가 안정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일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물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자체 할인 행사·가격 인하 노력 등 유통·식품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13일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19개 식품사 대표·임원과 간담회를 열고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식품기업인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924억 원이었고 이 밖에도 농심 2121억 원·삼양식품 1468억 원·빙그레 1122억 원·풀무원 620억 원 등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직원들의 급여도 올랐다. 지난해 오리온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8800만 원이었다. 빙그레도 11.8% 증가한 약 6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전년 보다 7.1% 오른 5600만 원 수준이었다.
물가 당국은 기업들에게 가격 인하를 권고하며 민생 품목 담합 발생 가능성을 두고 상시 모니터링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정부 권고로 라면·빵·과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이 인하됐으나 품목이 한정되고 실적에 도움이 되는 주력 제품은 빠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 정부의 인상 자제 압력으로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왔고 원재료 외 비용 상승을 고려하면 가격 인하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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