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성장 기대하는 국민 대폭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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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 국가 목표로 ‘고도의 경제성장’ 꼽은 국민 55.2%→39.5% ‘뚝’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평균 국민 만족도 4.6점… 전년 대비 0.1점↓
국민 물가 인식, 실제 물가보다 높아… 韓 경제성장률 2년 연속 하락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9 12:38:07

경제성장에 대한 한국인의 기대가 떨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년 연속 하락했지만 물가는 치솟아서 살림살이가 고단해졌기 때문이다. 국책연구원이 최우선 국가과제를 물었더니 경제성장을 꼽은 국민은 크게 줄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19일 2023년 사회통합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전국 19세 이상 국민 82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0년간 가장 먼저 이뤄야 할 국가 목표로 경제 성장을 꼽은 응답자는 39.5%였다. 2022년 응답률 55.2%와 비교하면 15.7%p나 하락했다.

경제성장은 지난 11년간 가장 중요한 국가 목표로 꼽혔다. 경제성장을 꼽은 응답률이 4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평균 국민 만족도도 4.6점으로 1년 전보다 0.1점 하락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국방 강화와 환경 보호 등은 모두 전년보다 상승했다. 특히 환경보호는 늘 4위였다가 지난해 ‘직장·공동체 참여 및 권한 증대’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물가반등에 소비위축… 고용시장도 양극화

경제 성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데에는 우리나라 실물경제가 위축된 영향이 커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21년 4.3%에서 2022년 2.6%, 지난해 1.4%로 2년 연속 떨어졌다. 최근 2년간 지난해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1%로 1월보다 0.3%p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이다 1월에 2%대로 내려섰으나 다시 3%대로 반등했다.

한국은행은 2월 일반인의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물가 안정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한국은행은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고용 시장도 양극화가 심화됐다. ‘경제 허리’ 역할을 할 청년층의 고용 불안은 1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6만1000명 줄어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0.7% 늘었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소비 수요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가 1.4% 줄었다. 설비 투자도 5.5% 쪼그라들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여파에 국제 경제 상황도 어둡다. 18일(현지시간) 기준 인도분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가 전날보다 2.1% 상승한 82.72달러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1330원대에 머무는 등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성장률을 2.2%(기존보다 0.1%p 하향)로 전망한 것보다 0.1%p 낮은 수치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 원장은 “실물경제 위축으로 국민이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을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3745달러에 달하는 등 동아시아권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국민이 충분한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해 경제성장을 최우선 국가목표로 삼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