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전공자 졸업도 안 했는데… CPO 제도 선 시행 후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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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전공자 경력 인정… 2022년 1개 대학·2024년 4개 대학 교육 시작
사이버 보안 인재 10만 명 양성 계획 2026년에야 현장 투입 예상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2 10:45:18

▲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CPO) 자격 요건이 강화됐으나 개인정보 인력 양성이 아직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 또한 기관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CPO) 자격 요건이 강화됐으나 개인정보 인력 양성이 아직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개인정보 인력에 힘을 쏟고 있으나 현장 투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일 CPO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자격요건을 갖춘 CPO 지정 제도를 본격 시행함에 따라 CPO 경력 인정에 관한 고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으로 3월15일부터 전문 CPO 지정 제도가 시행되며 대규모 또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는 일정 자격을 갖춘 CPO를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나 관련 기관이 전문 CPO 제도가 요구하는 인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발표한 2022년 정보보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44.7%는 정보보호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8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2022년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개인정보 전담 인력이 평균 0.86명에 그치기도 했다.

전문 CPO 자격 요건을 살펴보면 개인정보 보호 경력·정보보호 경력·정보기술 경력을 합해 총 4년 이상을 보유해야 하며 그 중 개인정보 보호 경력을 최소 2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핵심이 되는 개인정보 보호 경력 인정 요건의 경우 개인정보보호 관련 박사·석사·학사 학위 취득자에게 각각 인정 기간 2년·1년·6개월을 인정한다. 또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 체계 인증 심사원·개인정보 영향평가 전문인력·변호사 자격 취득자 등에게 1년을 부여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운영하는 CPO 교육과정을 이수할 경우에도 경력 3개월이 인정된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전공의 경우 2022년 서울여대가 개인정보보호 전공 운영 대학으로 지정되고 2024년부터 고려대·연세대·중앙대·강원대 등 4개 학교가 전공 과정을 실행한다. 일부 학교가 융합 전공을 통해 2~3학년부터 인력을 양성한다고 해도 석사·박사 인력이 충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가 올해 2월 정보보호 인적자원개발위원회를 발족하고 사이버 보안 인재 10만 명 양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관련 인력이 충원되는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

한 정보통신(IT)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관련 인력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가 원래 법학에서 출발했고 개인정보를 다루는 산업이 발전하면서 산업 현장에서 주목받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관련 학위를 가진 사람 뿐만 아니라 이전에 관련 논문을 썼던 사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력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상반기 내에 구체적인 설명이 담긴 CPO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제도를 시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당장 전문 CPO를 채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