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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도덕적·법적 하자 있는 인물 선거로 퇴출하자
▲ 오주한 정치전문기자
총선 시즌이 되면 정치권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변한다. 4년간의 임기를 끝내고 재차 시민·국민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현역 의원들과 국회 입성을 위해 4년간 와신상담한 원외 인사들은 한 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의 무차별 폭로전과 고소·고발전은 덤이다.
 
자연스럽게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도 덩달아 바빠진다. 기자의 휴대전화 단말기도 수시로 날아드는 문자메시지 때문에 요즘 불이 나고 있다. 여야 후보들에게 기자가 긍정적인 질문을 던질 때도 있지만 상대편 후보 측이 제기한 불미스러운 의혹과 관련해 연락하게 되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오간다. 의혹의 진위를 규명하려는 쪽과 부인하려는 쪽의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후보들 간의 또는 정당 간의 대립은 선거를 100% 과열로 몰고 간다. 다가오는 22대 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어 범야권에서는 국민이 택한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MBC를 통해 방영된 TV 연설에서 “아홉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독재정권 없다”며 “이제는 멈춰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판 참석 차 출석하던 중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 미래를 위해, 다음 세대들의 제대로 된 삶을 위해 이번 선거에서 꼭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집권 여당 사령탑에 대한 특검 요구도 있다. 조 대표는 1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총선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거취를 두고 “대통령과 함께 국민의힘으로부터 버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더 이상 효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조국혁신당·국민의힘 일부가 찬성해 통과될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고소·고발전에 착수한 상태다. 당 이·조(이재명·조국)심판특별위원회는 2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의 배우자 이종근 변호사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조특위는 1일에는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전관예우 의혹을, 양 후보는 편법 대출 의혹을 각각 사고 있다.
 
경쟁 과열 과정에서 ‘아무 말 대잔치’도 펼쳐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충남 당진시장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하며 왜 중국을 집적거리나. 중국에도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는 말을 해서 동북공정을 강행하는 중공에 대한 굴종 논란을 자초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한국에 이렇게 사리에 밝은 사람은 드물다”며 해당 발언을 대대적으로 띄웠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언론 인터뷰에서 범야권의 김건희 여사 의혹 공세를 두고 “민주당 사람들이 잘하는 거는 프레임을 짜서 다 지나간 일들을 갖고 또 얘기하고 또 얘기하는 것”이라며 “제가 굉장히 심한 얘기를 하겠다. 제가 뉴욕에서 4년 살았다. 마피아 조직도 아이하고 그 집안 부인하고는 안 건드린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창과 방패를 뜻하는 모순(矛盾)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세상 누구도 완벽할 순 없다. 한비자(韓非子)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나온다. 
 
춘추전국시대 당시 초나라에 창과 방패를 파는 한 사람이 있었다. 저자로 나온 그는 제 상품이 천하제일이라 주장하며 목청 높여 광고했다. 장사꾼은 우선 “내 창은 세상에 둘도 없이 날카로워서 무엇이든 뚫을 수 있다”고 호언했다. 이어 “내 방패는 세상에 둘도 없이 단단해서 그 어떤 물건으로도 뚫을 수 없다”고 장담했다. 그러자 구름떼처럼 모인 인파 중에서 한 사람이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 창으로 당신 방패를 찌르면 어찌 되오?” 그러자 할 말이 궁해진 장사꾼은 얼굴을 가린 채 부리나케 달아났다.
 
물론 도덕적·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이 정치권에 입성해선 안 된다. 그러나 총선은 본질적으로 상대에 대해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수사관이나 상대의 과거를 들춰내는 심부름센터를 뽑는 장이 아니다. 향후 4년 동안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할 공복(公僕)을 선출하는 엄중한 행사다. 4400만 유권자가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내가 옳네 네가 틀렸네” 하며 꼴사납게 핏대 세우고 망신주기 식으로 싸우는 모습이 아니다. 잘못이 있다면 제 잘못을 인정하면서 대신 ‘민생’을 위해 치열히 싸우는 모습을 국민은 기대한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에는 정치권이 대통령·여당 대표 탄핵이니 특검이니 언급하거나 실언 논란을 자초하거나 고소·고발에 치중하는 모습은 없었으면 한다. 대신 여야 누구든 잘못이 있다면 솔직히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협치를 통해 나라를 잘 이끌어갈까, 향후 4년간 어떻게 하면 올바른 의정으로 주권자인 국민에게 보답할까 하는 로드맵을 보여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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