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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지상주의자’ 부상… 美 대선판 또 하나의 변수될까
리버테리언黨 1972년 창당 이래 역대 최고 대선 득표율 3%
박빙 경합주 늘어 트럼프·바이든 모두 무시할 수 없는 소수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7 17:29:06
 
▲미 리버테리언당(Libertarian Party) 전당대회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사로 초청됐으나 현장에서 일부 당원에서 격렬한 야유를 받았다. 1972년 창당 이래 열혈 지지층에 의해 존재감을 유지해 온 리버테리언들은 경합주가 늘어난 가운데 11월 대선에서 또 다른 변수로 부상했다. 연합뉴스
 
1971년 창당된 리버테리언당(Libertarian Party)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또 다른 변수로 부상했다. ‘리버테리언이란 자유지상주의자 즉 일체의 간섭과 규제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역대 최고 지지율 3% 정도에 불과하지만 박빙의 경합주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유를 원하면 나를 찍으라며 이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시작했다리버테리언 측에서도 트럼프의 작은 정부’ ‘규제 완화기조를 인정하며 그를 25(현지시간) 밤 자신들이 전당대회에 연사로 초청했다. 이 결정을 둘러싸고 당원들 찬반이 팽팽했었다는 소식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장 연단에 서자 일부 당원들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야유와 조롱은 트럼프 연설 내내 이어졌고, 직후 연사와 청중들 간 설전이 벌이졌다. 
 
트럼프가 리버테리언 당원들을 자유의 옹호자로 치켜세우면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폭군”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하자 관중석에서 그건 바로 당신이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트럼프가 여러분, 승리를 원치 않는군요하자 “4년마다 3%씩 계속 얻길 바란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여기서 ‘3%’2016년 대선 당시 게리 존슨 리버테리언당 후보의 득표율이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들이 11월 미 대선 때 경합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2020년 역대 대선 후보 중 최다 득표(7400)를 하고도 경합주에서 박빙 승부 끝에 밀려 최종 승리를 놓친 바 있다
 
트럼프가 리버테리언들 마음을 못 얻으면 이들의 표심이 무소속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게 갈 수 있다고 AP는 짚었다. 케네디 주니어도 전날 같은 자리에 초청돼 연설했다. 트럼프·바이든 캠프 공히 케네디 주니어가 자기들쪽 표를 깎아먹을까 우려하면서 리버테리안들의 케네디 후보 지지 여부 또한 선거판의 새로운 관건이 됐다. 
 
리버테리안 당원 수는 2021년 기준 약 69만 명이다. 민주·공화 양당제가 확고한 미국에서 집권 가능성은 없으나 열렬한 소수 지지층에 의해 정당 유지 및 존재감이 유지돼 왔다. 가끔 탈당자들이 입당해서 종종 연방 의회 1석을 보유하지만 나머지 군소 정당들이 그렇듯 선거로 직접 연방 의회에 진입한 리버테리언은 아직 없다
 
다만 리버테리안은 자타 공인 미국의 원외정당 중 가장 인지도가 높으며 자유지상주의를 내건 전 세계 정당들 중 가장 큰 규모와 긴 역사를 가졌다. 국내 언론이 Libertarian Party를 자유당으로 옮기고 있는데 심히 부적절한 번역이다. 심오한 의미와 복잡한 차원을 지닌 자유’ 개념과 그것의 전개 양상을 오해하게 만든다. 일본 언론처럼 리버테리안당으로 표기하는 편이 차라리 무난하다.
 
현재 미 리버테리안은 동성결혼과 논바이너리(성별없음) 제도화를 지지하며 사형제 폐지와 국경 개방에 찬성한다. 성매매 비범죄화와 대마초 합법화, 심지어 마약 합법화를 주장한 당원들도 있다. 이런 면에선 공화당과 대척점에 있지만 최저임금의무교육명예훼손죄의 폐지, 감세정책 등 지지에선 민주당과도 차별된다. 
 
낙태 문제의 경우 당내 의견이 크게 갈린다. 부분적 허용을 주장한 바 있고 21세기 들어 낙태 제도화가 주류 당론이 됐으나 이 역시 가변적이다. 2017년 탄생한 당내 보수 계파 미제스 코커스가 20225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으며 당 강령에서 낙태 찬성이 삭제됐다. 국경폐쇄 지지 역시 이전 당내 흐름과 구분되는 부분이다. 외교적으론 철저한 불개입(고립)주의를 지향한다. 남의 나라 전쟁에 일체 개입하지 말자는 뜻이다.   
 
과거 대선에서 100만 표 이상 득표하거나 민주당·공화당 어느 한 쪽이 부재한 선거구에선 득표율 30%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1980년 로널드 레이건(공화)의 보수성과 지미 카터(민주)의 무능 다 싫다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리버테리언을 선택하면서 당세를 늘렸으며 이후 민주당·공화당 지지층을 고르게 잠식해 왔다.
 
힐러리 클린턴·트럼프 후보로 인해 양대 정당 모두 비호감도가 높았던 2016년 대선 여론조사에선 리버테리언당이 10%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다. 가자사태 이래 바이든정부 행보에 대실망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안 갈 가능성도 커진 상황에서 리버테리언은 거대 양당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소수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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