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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환난과 핍박’을 읽으라 하면 거의 대부분 [활란과 핍박]이라고 발음한다. 외국인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이 [환난]이라고 발음한다. 유독 한국인만 그렇게 발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어제 ‘곤란’이라는 단어를 설명한 것과 상통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환난(患難·근심과 재난을 아울러 이르는 말)’은 그것과 다르다.
‘곤란’은 아예 글자를 바꿔서 현실음을 따라갔지만 ‘환난’의 경우는 다르다. 왜냐하면 ‘환란(患亂·근심과 재앙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두 단어가 비슷한 것 같지만 이는 ‘재난’과 ‘재앙’처럼 의미가 다르다. 그러므로 ‘환난’과 ‘환란’은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환난’이 쓰인 표현의 예를 들어 보면 “환난에 빠지다”, ‘환난상휼(患難相恤)’ 같은 것이 있다. ‘환난상휼’을 [활란상휼]이라고 읽는 사람은 없다.
‘환란’의 예문으로는 “무슨 환란이 닥쳐올지 모르는 공포를 느꼈다” “그해에는 갖가지 환란으로 민심이 흉흉했다”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럴 때 ‘환란’의 발음은 [활란]이라고 해야 한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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