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연재기획
CIA와 대한민국 [1] 프롤로그 - 조국을 사랑한 마이클 이의 美CIA 40년 생생한 증언
마이클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14 06:30:20
▲ 마이클 이(Michael P. Yi) 박사
 
[편집자주
8·15광복 이후 정부 수립, 6·25전쟁과 빛나는 산업화 시기를 거쳐 대한민국은 오늘에 이르렀다. 격동의 한반도, CIA 요원으로 그 한복판에서 활약한 마이클 이 박사의 숨 막히는 체험. 북한 정권의 실체와 광주5·18 등 좌경 친북세력이 주도한 사건들에 관한 증언과 분석,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소용돌이 속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그의 이야기들이 값지다. 이에 연방정부 공무원으로 살아온 40년 세월을 담은 그의 저서 대한민국과 CIA’를 지면에 연재한다.
 
 
자적정사(自適靜舍) 이야기
 
3월이 거의 다 지나가는데 알래스카의 앵커리지는 아직도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나는 2005년에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 관광을 왔다가 집값이 싸기에 아담한 집 한 채를 사 놓고 일 년의 거의 전부를 이곳에서 보낸다. 나는 이 집을 자적정사(自適靜舍)라고 부른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이곳에서 홀로 사는 나를 사람들이 독거노인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집을 별장처럼 좋아한다. 이 집엔 침실 세 개·화장실 겸 욕실 세 개·응접실 하나·식당 하나·주방 하나, 그리고 차 두 대가 들어가는 차고가 있다. 한국과 미국에 있는 친구·친지들이 여러 번 다녀갔는데 모두가 이 집의 쾌적함을 좋아했다. 나는 이 집에서 시를 쓰고 논문을 쓰며 밤마다 꿈을 꾼다.
 
내 침실 우측에는 넓은 유리창이 있어 커튼을 열면 언제나 시원한 설경이 눈앞에 전개된다. 나는 이 아늑한 침실 겸 거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밤늦은 시간에는 어두운 허공 저쪽을 바라보고 두고 온 고향과 흘러간 지난날의 일들을 생각하며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는 때가 많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다가 상영이 끝난 후에 느끼는 허탈감 같은 그런 느낌으로 나는 요즘 무언가를 도둑맞은 듯한 상실감을 느끼기도 한다. 먼바다에서 출렁이며 흘러온 파도가 해안에 부딪히듯 나의 삶의 파도가 얼마 안 있어 피안에 닿으리라는 초조감 때문이리라.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나의 인생이 곧 끝난다는 생각보다는 그 미지의 출구를 통과한 후에 새로운 미지의 현장으로 이동한다는, 야릇한 기대감으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어쨌든 나는 많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행복하다고 느끼며 노후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이처럼 자유롭고 쾌적한 시간과 공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험난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걱정하던 그 긴 세월이 어떻게 다 지나가고 내가 여기까지 왔는가 생각하면 참으로 기적 같기만 하다. 내가 젊은 시절을 어떻게 살았으며 조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젊은 날의 꿈과 상관없이 무슨 일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지 꼭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마 지금이 그 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자랑스러운 나의 자식들
 
나의 두 아들과 딸은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어서 여름과 겨울에 몇 개월은 그들과 함께 지낸다. 200022940년 근속한 미국 연방정부를 은퇴하고 이곳에 온 지도 벌써 한참이 되었다.
 
19745월 내가 먼저 미국에 오고 가족은 이듬해 정월에 서울에서 데려왔다. 가족이 함께 살려면 먼저 일자리를 구하고 집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낯선 땅에서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고 새 삶의 터를 일구느라 나도 힘들었지만 내 가족도 미국에 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내 직장 부근에 아파트를 구하고 본격적인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아내는 미국에 온 다음 세탁소에서 옷 수선하는 일을 했고 딸은 숙명여고 2학년 재학 중에 왔기 때문에 휘튼(Wheaton)에 있는 John F. 케네디 고등학교 2학년에 편입하고, 두 아들은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에 각각 편입했다. 하지만 그 애들 모두가 영어가 딸려서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로 고생했다. 그러나 내 아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따라갔다. 그리고 불과 23년 사이에 졸업할 때는 모두 우등생으로 졸업을 했다.
 
딸 경실이의 경우엔 영어가 딸려서 학과 진도를 따라갈 수 없던 아이가 미국에 온 지 불과 1년 반 만에 졸업을 하는데 400명 졸업생 중에서 2(magna cum laude)을 했다. 그래서 메릴랜드 주지사의 표창장도 받고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입학 허가서와 함께 장학금 통지서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은 미국 북동부의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8개의 명문대학교 가운데 하나다.
 
그렇지 않아도 경실이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워싱턴 수도권에서 제일 큰 한인 침례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해서 교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경실이가 명문인 펜셀베이니아 대학에서 장학금 통지서와 함께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모두 딸인 경실이뿐 아니라 애비 되는 나까지 함께 칭찬하고 축하해 줬다. 그럴 때면 나는 눈물이 나도록 내 자식들이 자랑스럽고 고마웠다.
 
큰아들 욱이는 메릴랜드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후에 존스홉킨스 대학에서는 인체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욱이는 공부를 마친 후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일했고 지금은 국립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서 프로젝트팀을 맡아 계약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막내아들 석이는 메릴랜드 주립대학교와 메릴랜드 주립대 의대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 대학 의대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후 워싱턴 병원센터(Washington Hospital Center)에서 폐질환 전문의 수련과 응급환자 전문의 수련을 끝내고 지금은 버지니아주 컬페퍼(Culpeper)시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석이는 그곳에서 한동안 3년에 한 번씩 의료진의 투표로 선출하는 의료원장 직을 역임했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앙정보국(CIA)에서 40여 년을 근무하고 은퇴한 이후 나는 24권의 책을 썼으며 수십 편의 논문을 썼다. 그중에서도 민족의 고난같은 논문집과 성서적 고찰같은 성경 해석이 대표적 작업이며 한국과 미국 교포사회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나는 이곳에 온 이후에 한인회가 주관하는 노인대학에서 생활영어와 미국 헌법·대한민국 현대사와 국가안보에 관한 강의를 했다
 
사람들은 내가 늙어 가는 것이 아깝다고 하지만 나 자신은 나이에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며 내 인생이 녹슬어서 못 쓰게 되기보다는 닳아서 없어지기를 원한다.
 
내 책은 2015416일에 초판이 출판된 이후 예상 외로 베스트셀러의 하나가 되었고 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성원을 받았다. 독자들로부터 끊임없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부탁이 쇄도했다. 그러는 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위헌 탄핵이 진행되었고 대한민국이 역사 이래 최악의 혼미 속에 빠지는 걸 지켜보았다.
 
국가 운명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의 민족적 시련을 겪으면서 수많은 애국 시민이 조국을 지키기 위한 피나는 투쟁을 하는 어느 한 자리에서 필자도 최선을 다하여 시국 판단과 국민 계도 활동에 참여했다고 자부한다. 그것을 위해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추가해 증보판을 내기로 결심했다.
 
나의 판단은 우리가 지금은 무서운 시련에 시달리고 있지만 더 위대한 통일 대한민국의 탄생을 위한 역사적 기류의 흐름과 국제정세의 방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어려움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여 좌절하지 말고 그동안 자랑스러운 조국을 바로 지키지 못한 죄를 참회하면서 새로운 꿈과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믿음을 갖고 큰 그림을 그리는 우리가 되자고 절규한다.
 
나의 주장은 역사의 자정 능력을 믿으면서 흐트러진 수많은 퍼즐 조각을 모아서 조립한 그림과 같은 것이다. 책 출판과 함께 스카이데일리 지면 연재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온 국민이 읽어 줄 것을 기대한다. 증보판 추가 부분도 미국 CIA가 사전 검열을 하였으며 20191210일에 출판 승인을 받았다.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다. 책에 나오는 지명이나 사람들의 이름이 거의 실명이며 사건들이 허구가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그리고 체험한 일들이기 때문에 소설보다도 더 소설 같은 나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회고록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프로필
 
△ 美 연방정부 40년 근속 
   (DIA(Defense Intelligence Agency·국방정보국) 16·CIA(중앙정보국) 24)
△ 1976년 미국 외무고시 합격
△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정치학 박사
△ 美 국무성 동아시아 문제 수석연구원
△ 美 국무성 외교연수원 교수
△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관
△ CIA ·미 안보협력 조정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3
좋아요
4
감동이에요
2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