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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예·적금 금리를 업계 평균보다 크게 낮춘 데 이어 자금 조달도 요구불예금 위주로 편재했다. 영업점 여러 곳을 폐쇄했고 임직원 수도 감축했다. SBI저축은행은 5대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1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1위로서 체면을 구긴 가운데 대출 전략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스카이데일리가 16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상품공시를 분석한 결과 SBI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금리는 14일 기준 3.40%로 3월 말(3.60%) 대비 0.2%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3.71%에서 3.66%로 0.05%p 소폭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감소 폭이 크다.
SBI저축은행의 정기적금(24개월)도 3월 말엔 3.70%였으나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는 2.70%로 1%p 내려앉았다. 3.46%에서 3.47% 소폭 반등한 업계 평균 정기적금 금리와 상반된다.
갑작스러운 행보는 아니다. SBI저축은행은 연초부터 예·적금을 줄여나갔다. 지난해 1분기 11조7107억 원이었던 거치식예금 잔액은 3월 말 8조7689억 원으로 25.1% 감소했다. 적립식예금 잔액 역시 2600억 원에서 1765억 원으로 32.1% 줄어들었다. 반면 0%대 금리의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3조3870억 원으로 1년 전(1조6876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영업점 감축에도 적극적이다. 1일 SBI저축은행은 내달 31일부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청담지점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폐쇄 사유로는 수익성 악화, 고객 감소, 경영상 이유 등을 들었다. 1월 통폐합을 각각 단행한 강남지점·전주지점을 합치면 올해만 벌써 세 번째 폐쇄다. 임직원은 정규직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628명에서 올 3월 말 614명으로 14명 줄었다.
SBI저축은행이 비용 감축에 나선 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SBI저축은행은 1분기 순손실 64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10년 만의 분기 적자다. 총자산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낸 저축은행이다. 실적 악화는 작년부터 시작했다. 2022년 순이익은 3284억 원이었으나 작년엔 891억 원으로 급감하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충당금 부담이 실적에 악재로 다가왔다. 고금리 환경, 부동산 부진 등에 따라 부실채권이 늘어났고 그에 맞춰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이익은 감소했다. SBI저축은행이 쌓아 놓은 대손충당금은 3월 말 기준 6475억 원으로 지난해 말(6067억 원)보다 석 달 만에 408억 원 늘어났다.
건전성은 그리 양호하지 않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연체되거나 원리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여신인 고정이하여신(NPL)은 1분기 8218억 원으로 전년동기(5235억 원) 대비 57.0% 늘어났다. 1년 전 3.78%이었던 NPL 비율도 현재는 6.97%로 3%p 이상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에서 충당금을 차감한 순고정이하여신 규모도 3729억 원으로 총여신의 3.3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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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수익성 자체도 부진하다.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했는가를 측정한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1분기 0.51%로 전년동기(1.53%)보다 1%p 이상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3분기(0.83%)부터 3개 분기 연속 0%대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더 심각하다. 2022년 말 19.44%였으나 작년 말 4.71%, 올 1분기 4.16%를 기록하며 1년 만에 15%p 이상 폭락했다.
이 같은 위기에 SBI저축은행은 대출 심사 고도화로 대응하고 있다. 비금융 정보 등을 통해 신용대출을 정교하게 심사하면서 연체율을 내릴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롯데멤버스의 비금융 소비 정보를 신용대출 심사 전략에 활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 인하를 통해 신용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계속 매각하면서 연체율을 잡을 수 있도록 신용대출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전략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개괄적으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거나 솔루션 같은 것을 도입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비 등 판관비를 줄이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4월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는데 누적으로는 모르지만 2분기는 1분기보단 적자 폭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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