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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일부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의 반(反)민주성과 비뚤어진 언론관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하는 기자들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지칭하자 친명 의원들은 서로 질세라 ‘충성 경쟁’을 하고 나섰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이화영 진술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자료 제출도 거부하며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데도, 대다수 언론은 검증에 나서기보다 검찰 주장을 받아쓰기에 분주하다. 이런 행태를 애완견이라 부르지”라며 비난했다.
노 대변인의 주장은 사실 관계부터 맞지 않다. ‘쌍방울대북송금 의혹’으로 1심에서 9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2020년 당시 방북 비용 등의 명목으로 쌍방울그룹에 회삿돈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북한 측과 ‘300만 달러’로 합의했으며 그 직후인 2019년 7월 이 대표가 북한 측 인사에게 직접 방북 초청을 요청하려고 ‘전화 환담 계획’을 세웠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이런 내용을 포함시킨 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순간이 목전에 다다랐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생뚱맞게 이 전 부지사는 법정에서 검사실 앞 창고 방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함께 술을 마시며 ‘대북송금 과정에 이 지사가 개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회유했다는 주장을 폈다. 창고 방은 음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음은 밝혀진 바 있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 전 부지사 측의 일방적 주장을 기정사실로 간주하며 검찰을 상대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물타기용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더욱 노골적으로 언론을 싸잡아 폄훼하고 있다. 그는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고 말하지 왜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나”고 내뱉었다. 4월 22대 총선 당시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을 편법대출 받았음에도 입으로는 반성한다고 하면서도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해 언론의 비판을 받은 데 대한 사적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또 못된 버릇을 표출한 것이다. 양 의원이 ‘사기대출 의혹’에도 공천을 해서 국회에 입성시켜 준 당 대표를 위해 검찰과 언론을 물어뜯는 ’사냥개‘로 전락한 셈이다.
‘기레기’ 발언은 정당의 책임성을 포기한 민주당의 단면을 보여 준다. 공당(公黨)이라면 이 대표의 망언을 사과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반대로 이 대표의 호위무사들이 나서서 오물 같은 말을 퍼붓고 있으니 민주당의 당내 민주화 실종과 친명 의원들의 도덕성 해이의 현주소를 뒷받침하고 있어 보기에 안타깝다.
문제의 근원은 이재명 대표에게 있다. 총선 압승 후 특검과 탄핵으로 검사·판사들을 공갈 협박하더니, 이제는 언론까지 겁박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와 그 ‘돌쇠’들이 지금 같은 행태를 계속 보이면 양식 있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한국 언론을 위협하는 요소는 적잖다. 대표적인 것으로 광고성 기사와 언론의 정파성을 꼽을 수 있다. 사실성·공익성·독립성이라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이 정파적 언론 생태계에 의해 붕괴된 상태다. 그러나 그것을 특정 정치세력이 언론을 억압하는 근거로 삼을 순 없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재발의한 것은 방송을 영구 장악하기 위한 시도에 다름 아니다. 이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의 ‘기레기’ 발언이 언론 장악용 저의에서 비롯된 게 아닌지 경계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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