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재생에너지 시대 갈 길 멀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8 00:02:30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뜻을 모은 파리협정 발효 이후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달성 시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각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해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해상풍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국민 대다수는 내가 쓰는 전력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모른다. 정부와 전력 당국의 노력 덕분에 지난 수십 년간 질 좋고 저렴한 전력을 걱정 없이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알아야 할 때다. 가스와 석탄으로 버텨 온 전력산업 전반이 위협받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심각한 기후 위기로 화석 연료가 뱉어 내는 탄소를 줄여야 기후 재난의 심화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다.

유럽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소 10여 년이 넘게 대대적인 에너지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다. 더 나아가 무역의 질서도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공급 물량을 늘리는 한편 물품 생산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기후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탈원전이냐 탈탈원전이냐를 놓고 대립을 벌이고 있는 동안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 미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초입에 있다. 세계 시장의 흐름을 타고 있는 기업은 신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로 나가서 수조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 환경의 제약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 반대로 송·배전소 건설을 못 해 발전소 전기를 끌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다른 한계는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다.

탄소중립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해상풍력인데 우리나는 각종 인허가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만 6년이다. 그렇다 보니 착공도 하기 전에 계획 자체가 안갯속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높다.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해상풍력발전 관련 특별법 발의가 있었다. 이 법안은 풍력발전 인허가의 간소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여야의 입장차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재생에너지의 시대다. 3면이 바다고 해상풍력 발전이 가장 적합한 우리나라에서 여야의 정치 싸움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 정부는 뚝심 있는 정책을 세우고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재생에너지 부족 국가라는 약점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