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에 유류세 인하 폭 축소… 휘발유 인하율 2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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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조치 2개월 더 연장… 유가·물가 안정화에 인하율은 조정
세수 ‘펑크’ 위기인데 유류세 추가 연장… 최상목 “물가 부담 완화 조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8 11:40:27

▲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가 추가로 2개월 연장됐다. 다만 국제 유가와 물가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수는 ‘법인세 쇼크’ 등으로 줄어들면서 인하 폭은 축소됐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30일 종료 예정인 유류세의 한시적 인하 조치를 8월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어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세율을 소폭 조정하려 한다”며 “휘발유 인하율은 25%에서 20%로, 경유 인하율은 37%에서 30%로 조정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유류세 인하 연장과 인하 폭 축소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L)당 615원에서 656원으로 높아진다. 유류세 인하 전에는 리터당 820원에서 기존 25% 적용을 받아 615원이었으나 이번 조정 이후 내달부터 656원이 될 예정이다.

아울러 경유는 리터당 369원에서 407원으로,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리터당 130원에서 142원으로 유류세가 조정된다. 탄력세율 적용 전과 비교하면 경유는 리터당 174원, LPG 부탄은 리터당 61원의 세금이 인하된다.

한편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한 배경엔 국제유가가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물가도 2%대로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는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7% 상승해 2·3월에 각각 3.1%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2%대로 진정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동 분쟁 확산 당시 국제유가가 치솟았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은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3.1%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기준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0.33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4%(1.88달러) 상승했지만 80달러 초반대로 이란·이스라엘 분쟁 당시보다 안정된 모습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97%(1.63달러) 상승한 84.25달러다.

물가와 국제유가가 내리고 있지만 유류세 인하 조치가 급하게 종료됐을 때 석유류 등 가격이 다시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조정하는데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세수가 ‘펑크’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저조했던 여파로 올해 들어 4월까지 국세수입 감소 규모는 8조 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현 상황대로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가 불가피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