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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남침한 북한군을 상대로 유엔군이 첫 전투를 벌인 게 74년 전인 1950년 7월5일이다. 전쟁 발발 열흘 만에 유엔군과의 교전이 벌어진 곳은 경기도 오산시 외삼미동 600번지. 1번 국도가 지나가는 죽미령 고개다. 죽미령 전투라고 부른다. 죽미령 전투는 6·25전쟁에서 한미동맹의 첫 작품이었다.
북한군 남침 사흘 뒤인 6월28일 일본에서 비행기를 타고 영등포 전선을 시찰한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은 도쿄로 돌아간 뒤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 24사단에 출격을 명령했다. 이에 스미스 중령이 지휘하는 540명의 특별임무 대원들이 선발대로 전장에 투입됐다. 치열한 전투 끝에 스미스 대대원 중 155명이 전사하고 26명이 실종됐다. 북한군 전차 6대를 파괴하고 42명을 사살했지만 소련제 탱크를 막을 무기가 제대로 없고 중화기로 무장한 5000여 명의 북한군 앞에 수적 열세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다.
오산 바로 옆에 있는 평택이 한미동맹의 거점이자 삼성전자의 최첨단 반도체산업 거점도시로 도약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착륙하는 미 공군기지가 오산에 있다. 오산은 미군의 극동지역 최전방 기지다.
북한군 정예사단 앞에 1개 대대를 투입한 것은 맥아더의 지나친 오만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스미스 부대의 참패로 일군 ‘죽음의 작전’은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 지상군 참전을 예상하지 못했던 북한군이 미군 참전을 직접 목격하고 전선을 재정비하느라 10일 이상의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이 전투로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한 데 이어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전세를 역전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매년 7월5일이면 죽미령에 있는 유엔군 초전기념관에서는 스미스 부대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초전 기념비는 스미스 부대원 540명 한 명 한 명을 상징하는 540개의 돌을 쌓아 만들어졌다.
죽미령 초전 기념비 외에도 우리 땅 곳곳에는 잊지 말아야 할 6.25전쟁 전적비가 수두룩하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강원도 양구군의 펀치볼 지구전투 전적비, 낙동강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됐던 경북 칠곡군의 다부동전적 기념관 등등이다. 6·25를 상기하는 것은 철통 안보의 시작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산 교육의 현장으로 한 번쯤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박병헌 디지털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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