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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양극화 뚜렷
중소형 증권사 순이익 전년比 38%
PF 부실대출 충당금 3600억 손익 부담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0 09:50:00

▲ 자기자본 5000억~2조 원 국내 증권사 15곳(외국계 제외)의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총 2553억 원으로 전년동기(4142억 원) 대비 38.4% 감소했다. 증권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증권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형사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호실적을 이어갔으나 중소형사는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은 데 이어 증시 호황 속에서 수수료 수익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 평가 강화 등에 따른 건전성 저하 우려로 증권업계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0일 자기자본 5000억~2조 원 미만 국내 증권사 15곳(외국계 제외)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 15곳의 연결 순이익은 총 25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142억 원) 대비 39.5%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4849억 원에서 2346억 원으로 급감했다.

중소형에서도 천차만별이었다. 8곳(교보·한화·유안타·유진·DB·LS·유화·한양)은 1년 전과 비교해 연결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4곳은 순이익이 감소했고 3곳은 적자를 거뒀다.

증권사별로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은 814억 원, SK증권은 535억 원, 다올투자증권은 217억 원의 상반기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BNK투자증권은 72억 원, 현대차증권은 252억 원, 부국증권은 256억 원, IBK투자증권은 362억 원의 반기 순이익을 각각 올렸으나 1년 전과 비교해서는 61.8%·42.4%·37.5%·7.4%씩 줄었다.

호황기를 보낸 대형사와 대조적이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 10곳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3조6870억 원으로 전년동기(3조199억 원) 대비 22.1%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KB증권은 각각 7109억·3795억 원을 거두며 반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성증권 5110억 원, 키움증권 4770억 원, NH투자증권 4227억 원, 메리츠증권 3699억 원 등도 호실적을 거뒀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중소형 증권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과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화증권을 제외한 중소형 증권사 14곳이 올해 상반기 설정한 대손충당금(연결 기준)은 3612억 원이었다. 1분기 말 이후로는 2236억 원을 쌓았다.

이는 중소형사 대부분이 고위험 PF 대출에 노출된 영향으로 읽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PF 채무보증 비율은 3월 말 33.0%로 대형사(19.6%)보다 10%p 이상 높았다. 중후순위 비중도 72.3%로 대형사(24.1%)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5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급을 ‘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 4단계로 세분화해 대출액의 최대 75%까지 충당금을 쌓도록 한 점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iM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기조 등을 충분히 반영해 1분기에 360억 원, 2분기에 1500억 원 정도의 충당금을 공격적으로 적립했다”면서 “시장 상황을 좀 지켜보고 추가 적립할지 판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증시 호황에 올라타지 못한 점도 실적에 악재였다. 중소형 증권사 15곳의 상반기 수수료 수익은 1조1356억 원으로 1년 전(1조2285억 원)보다 7.6% 감소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이 기간 2383조5016억 원에서 2563조2398억 원,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이 1414억805만 달러에서 2058억4322만 달러(약 275조 원)로 대폭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강화에 따른 건전성 지표 저하 가능성으로 대형·중소형사 간 희비 교차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는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버틸 수 있으나 중소형사는 PF 익스포저 위험 수준이 높아 건전성 저하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대형사는 부동산 PF 익스포저 양적 부담이 큰 편이나 질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고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우수한 수익창출력과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재무건전성 저하 부담을 감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대·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이익창출력과 자본력이 미흡한 가운데 PF 익스포저의 질적 위험이 커 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른 수익성·재무건전성 저하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며 “부동산 PF 중심의 사업전략을 이어온 온 회사의 경우 영업실적 저하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까지 더해지며 신용도 하방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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