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관심 없는 개미들… 반년 새 시총 상위株 35만 명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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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 13개 종목 소액주주 1196만 명 → 1160만 명으로 급감
삼성전자 42만 명·카카오 7만 명·LG전자 5만 명 소액주주 떠나가
해외 대비 낮은 수익률 이탈 배경으로 꼽혀… “세제 혜택 부여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7 10:38:00

▲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6월 말 기준) 중 소액주주 현황을 공시한 13곳의 소액주주는 1160만3314명으로 작년 말(1195만5851명) 대비 35만 명 이상 감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국민주’로 일컫는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20곳에서 소액주주 35만 명이 이탈했다. 밸류업 기대로 주가가 급등한 금융주도 개미들 관심 밖이었다. 해외주식과 비교해 낮은 수익률·이익 대비 저평가 등이 국내 주식 매력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세제 혜택을 통해 국내 투자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6월 말 기준) 중 소액주주 현황을 공시한 13곳(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KB금융·포스코홀딩스·네이버·삼성물산·삼성SDI·포스코퓨처엠·LG전자·카카오·에코프로비엠)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소액주주 수는 총 1160만3314명으로 작년 말(1195만5851명) 대비 35만2537명으로 감소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들이 가장 많이 이탈했다. 작년 말 467만2039명이었던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올 상반기 424만7611명으로 42만4428명 빠졌다.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도 이 기간 58만7776명에서 56만1747명으로 2만 명 이상 쪼그라들었다. LG전자(–4만7308명)·삼섬물산(–3만10명)·삼성바이오로직스(-4409명)도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민주로 꼽히는 카카오의 소액주주 이탈도 거셌다. 작년 말 185만9274명에 달했던 소액주주 수는 연초 시세 조종 혐의 등 악재가 닥치면서 6월 말엔 178만9654명으로 7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자회사인 카카오뱅크(-2만6152명)까지 합치면 감소 폭은 10만 명에 육박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선 은행주도 개인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KB금융은 소액주주 수가 18만5539명에서 14만4550명으로 4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하나금융지주·BNK금융지주·JB금융지주도 6개월 동안 각각 1만3904명·1만7641명·3154명 감소했다. 보험주인 삼성생명도 1만6585명·증권주인 NH투자증권도 1만5119명의 소액주주들이 떠나갔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소액주주 수가 늘어난 종목은 네이버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었다. 네이버의 소액주주 수는 6개월 전과 비교해 11만94명·삼성SDI는 7만5162명·포스코퓨처엠은 3만9031명·에코프로비엠은 2만3648명·포스코홀딩스는 2만2795명·LG에너지솔루션은 1만9526명 각각 증가했다.

개인들이 주요 기업들의 주식을 팔아치운 건 국내 시장이 해외와 비교해 수익률이 낮은 결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은 5.4%로 S&P500 14.5%·나스닥 18.1%·닛케이225 18.3%·자취안 28.5% 등 해외 증시에 크게 못 미쳤다. 이렇다 보니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주식 거래금액(매수+매도)은 2058억4322만 달러(약 274조 원)로 전년동기(1414억805억 달러)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반적으로 국내외 주식거래가 급증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크게 둔화했고 반면 해외주식 직접투자 증가세는 지속됐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벗어나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시장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적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는 점도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620곳의 영업이익은 연결 영업이익은 102조9903억 원으로 전년동기(53조8006억 원) 대비 91.43% 증가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실적 외에 다른 요소들이 주가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 이익 체력이 문제가 아닌 만큼 세제 혜택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여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외 시장 간 수익률 격차가 투자자 이탈에 가장 큰 요인”이라며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인센티브 요인으로 배당 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배당 성향 제고를 위해 주주가치 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에 한해서 법인세를 공제해 주는 등 세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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