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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수해가 우려한 대로 너무도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신의주와 국경을 맞댄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영상들이 중국 SNS를 통해 속속 공개되면서 그 실상이 낱낱이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수해 지역은 폭격을 맞은 듯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집은 완전히 무너져 집터만 보이는 곳도 있고, 그나마 앙상한 뼈대만 남은 곳은 그곳이 집이었음을 말해 줄 뿐이다. 중장비 하나 없이 오함마(돌 깨는 큰 망치)를 연신 내리치며 건물 잔해를 부수는 모습은 지금 북한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인지를 잘 보여 준다. 집이며 건물을 흔적도 없이 강물에 휩쓸려 갈 정도로 부실하게 지었음을 알 수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스스로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 선전하지만 정작 웃음 띤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에 살며 아파하는데 홀로 높은 자리에 앉아 ‘만세’를 부르라 하는 셈이다.
평양의 문수 물놀이장·여명거리 아파트·미래과학자 거리 등 번듯한 외형을 보여주는 사진 몇 장이 북한이라며 눈을 가린다.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경계를 둔 채 망원렌즈로 당겨 오는 그들의 모습은 허상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실상이었다.
그들의 일상은 낯설지 않았다. 우리가 먼저 지나온 시간을 이제 막 느린 걸음을 떼며 뒤따라오는 듯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분명 우리와 같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 의미가 담긴다 했으니, 시선은 오직 사람을 향하고자 했다.
고층 건물 외벽에 안전장비 하나 없이 매달려 작업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이 한눈에 안겨 왔다. 망원렌즈를 당겨서 자세히 보니 그곳에 쓰인 빨간색 선전구호는 ‘천년 책임·만년 보증’이었다. 김정은이 질 제고를 강조하면서 이런 구호가 나왔지만 정작 보이는 건 한눈에 봐도 부실함 그 자체였다.
‘자급자족·자력갱생’이라 써 놓은 선전구호는 또 어떠한가. 철근도 아닌 나무를 세워 겨우 기초공사를 하는 수준에서 자력갱생을 외쳐대는 그들의 위선적 행위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언제가 되어야 저곳에도 사람이 사람답게 세워질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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