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극” 논란에… 김빠진 민주 금투세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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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의원 "역할극 일부" 발언 발칵… 1400만 개미 공분
野 “약정토론 아니다” 해명에도 투자자들 “진정성 의문”
투자자協 방청 막고 “어느 당에서 왔냐” 따져 묻기도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4 14:04:02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토론회에서 개인 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토론 방청을 막는 것에 대해 항의하며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토론회는 ‘역할극’이라는 당내 일부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서둘러 이를 부인했으나 토론회에서의 일부 의원 태도 등을 두고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약정 토론이 아니다. 민주당이 금투세 입장을 (강행으로) 이미 정했으면서 이런 약정 토론을 하는 게 아니냐 생각하는 분들이 일부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은 오늘 디베이트(토론회)를 시작으로 정책 의원총회 등을 통해 총의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당론을 정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내년 시행 예정인 금투세 시행을 두고 당내 여론마저 엇갈리자 24일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를 진행했다. 당 안팎 여론을 수렴해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취지였다. 진 의장 등은 금투세 강행을 주장 중인 반면 일부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은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소영 의원 등 일부는 폐지를 주장한다. ‘개딸(민주당 강성지지층)’을 능가하는 ‘1400만 개인 투자자’의 화력도 민주당에 토론회 개최 압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역할극’이라는 당내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개인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최근 다수 주식투자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강일 민주당 의원이 한 투자자의 항의 문자에 ‘이번 토론은 디베이트 토론으로 역할극에(의) 일부입니다’라고 답했다는 캡처 사진이 퍼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커뮤니티에서 “토론회를 기다리는 1400만 투자자를 바보로 만드나”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장난으로 본다는 생각이 든다” 등 울분을 쏟아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성토에 나섰다. 한동훈 대표는 2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금투세 시행팀·유예팀으로 나눠서 작위적으로 역할극을 한다고 한다. 약속대련에도 못 미치는 역할극”이라며 “금투세 폐지가 (민주당의) 선택지에 없다는 점이 너무 명확히 드러난다. 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국민에게)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이 들끓자 진 의장은 “약정 토론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똑 부러지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토론회에서 시민·의원들과 고성이 오간 점 등에서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24일 토론회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관계자들이 방청하려 하자 민주당 측은 의총이라는 이유로 막아섰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며 자리에 앉으려 하는 과정에서 몇몇 민주당 의원과 개인 투자자들 간 충돌이 벌어졌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어느 당에서 왔나”고 물었다. 한투연 측은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입을 틀어막는다”며 항의했다. 한투연 관계자가 “국민들 쫓아내고 의원들끼리 하면 어찌하나”며 따지자 한 의원은 “소리 좀 그만 질러 이 사람아”라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민주당 금투세 시행팀은 토론회에서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행팀 팀장인 김영환 의원은 기조발언에서 “50억 미만의 고액 투자자의 경우 과세 체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과세로도 편입되고 시장 변동성도 없어지는 효과도 있다”며 “다 된 밥을 놓치면 그 다음 개혁과제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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