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일대기 영화로 만들어진다… ‘승리의 시작’ 찍는 권순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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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 다룬‘기적의 시작’의 권순도 감독
2025년 여름 전국서 개봉… 대한민국의 가치 지킨다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4 16:56:57

▲ 백선엽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승리의 시작’ 재연 장면.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영화를 꾸준히 제작해 온 권순도 감독이 또 한 번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스크린으로 옮긴다.

이번 영화는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대표 한규성)와 함께 준비한 대한민국 최초의 4성 장군인 백선엽의 이야기다.

영화 제목 ‘승리의 시작’은 어떤 의미일까? 권 감독은 대한민국의 왜곡된 역사와 정체성을 바로 잡기 위해 꼭 필요한 두 가지를 ‘기적’과 ‘승리’로 꼽았다.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에서 ‘승리의 시작’을 가능하게 한 주인공이었다. 또한 이 제목은 전작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기적의 시작’을 잇는 느낌도 있다.

권 감독은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던 2003년부터 백선엽 장군을 자주 만나 교류했다. 덕분에 영화 촬영에 필요한 백 장군의 희귀 기록물을 많이 보유하게 됐다. 백 장군은 생전 여러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했지만 대부분 그의 사무실이나 방송국 스튜디오가 배경이었다.

하지만 권 감독은 직접 백 장군을 모시고 당시 전투 현장이었던 임진강·임진각·파평산·다부동·지리산 등지를 돌았다. 덕분에 백 장군이 전·후방의 전투 장소에서 6·25전쟁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길 수 있었다.

권 감독은 이번 작품을 위해 미국 주요 인사들과도 많은 접촉을 가졌다. 동생을 통해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손자·손녀와 접촉했고 백 장군과 생전에 많은 교류가 있었던 미국 3·4성 장군들을 인터뷰했다. 또 미국 측 인사들을 대거 출연시켜 작품의 권위와 객관성을 높였다.

이번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독립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수많은 스태프와 장비를 동원해 대형 전투씬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특히 1950년 8월 다부동에서의 전투 상황이 세밀하게 복원됐다.

권 감독은 국군은 물론 인민군 군복과 당시 사용된 총기 등 소품을 철저하게 준비해 마치 1950년 당시로 돌아간 듯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여기에 주변의 협조가 더해져 독립영화에서 볼 수 없는 대규모 전투 장면은 물론 숲속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완성할 수 있었다.

6·25전쟁 초기, 압도적인 공산군의 병력과 화력으로 국군은 후퇴를 거듭했다. 백 장군은 최후의 방어선이던 낙동강을 지키던 중 다부동 전투에서 자신의 부하들(육군 1사단 11연대 1대대 소속)이 후퇴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황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절망적인 상황을 두 눈으로 목격한 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그때까지 교회를 열심히 다니지 않았던 백 장군은 그날 기도 이후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고 후에 영락교회 집사로 시무했다).

그는 후퇴하는 병사들을 모아 놓고 진정 어린 호소를 했다.

“이제 우리가 갈 곳은 바다밖에 없다!”

“더 이상 후퇴하면 망국이다!”

“내가 선두에 서겠다. 내가 후퇴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

백 장군의 호소는 국군 병사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결국 병사들은 용기를 내어 반격에 나섰고 역전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최후의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것이다. 국군은 이 ‘승리의 시작’을 통해 UN군의 부산 상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