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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들어오면 먼저 재고소진 할인 판매 채소를 구매해요.”
서울 관악구에서 거주하고 있는 40대 주부 한 모씨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 할인 판매 채소부터 찾는다. 팔리지 않은 채소는 비록 싱싱하지 않더라도 재고 소진을 위해 30~70% 할인 판매되기 때문이다.
기자가 29일 찾은 홈플러스 서울 봉천점에선 고물가 시대를 버티는 서민들의 짠내 나는 장보기가 눈에 띄었다. 채소 가판대에서 배추(국내산) 한 통(400g)이 6990원에 팔렸다. 포기 배추김치는 900g에 1만8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70대 김 모씨는 “지난 달까지 포기 배추김치가 9000원대였는데, 지금은 만 원이 오른 1만89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 원이나 오른 배추김치를 살까 말까 망설이던 김씨는 “배추가 비싸서 올해는 김장을 못할 것 같다”더니 배추를 사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홈플러스 봉천점 둘러보니 할인판매 상품에만 손님이 가득했다. △할인 농산물 △1+1 식용유 △1+1 과일 등이 표시되면 고객이 몰렸다. 물가가 비싸다는 푸념이 쏟아진 가운데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준다는 가판대에 있던 식용유는 모두 팔렸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다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1.6%)보다 1%p 높은 수준이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웃돈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4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3.3% 올랐다.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작황 부진으로 △배추(53.6%) △무(41.6%) △상추(31.5%) 등 채소류가 11.5%나 올랐다. 전달 대비로는 18.6% 올라 2020년 8월(24.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표 외식메뉴 가격 상승도 뚜렷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시민들이 많이 찾는 8개 주요 외식 메뉴 중 1만 원 지폐 한 장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3462원) △자장면(7308원) △칼국수(9308원) △김치찌개 백반(8192원) 등 4개에 불과했다. 비빔밥은 지난해 1월 처음 1만 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는 한 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면서 “농산물은 밥상 물가와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가격이 오를수록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과 외식메뉴 가격 상승에 이어 식품기업들의 제품 가격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시켰다.
CJ제일제당과 광천김·대천김·성경식품 등의 김 전문업체는 이달에 김 가격을 10% 넘게 올렸다. CJ제일제당과 샘표 등 기업들은 올리브유 가격을 30% 이상씩 인상했다.
오뚜기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최대 15% 올렸다. 순후추(50g)는 4845원에서 5560원으로 15% 올랐다. 토마토케첩(300g)은 1980원에서 2100원으로 6% 인상됐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분카레·3분 쇠고기카레·짜장 가격은 현재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올랐다.
매일유업은 8월부터 유제품과 컵커피·주스류 제품 출고가를 최대 11% 올렸다. 아몬드 음료 아몬드 브리즈 제품군 가격은 5∼11% 올랐고 컵커피 제품인 바리스타룰스는 8∼10%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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