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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치를 창출하고 좋은 인재가 현실의 난관을 타개하며 미래를 이끌어 간다. 빅 데이터가 풍부해지고,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인공지능(AI)이 생활 전반에 자리 잡게 되는 꿈의 사회 실현 여부는 첨단기술력, 곧 고급 두뇌에 달려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도 무역 불균형의 개선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술 및 인재를 두고 벌이는 패권 전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사옥을 옮길 정도로 인재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이다. 아마존･구글･애플 등 주요 기업들은 AI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시각･언어지능, 기계학습 등 AI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AI 인재는 20만 명으로 상위 10개 국가에 60% 이상(13만 명)이 분포하며, 국내는 1.3%(2664명)로 세계 15위 수준에 그친다. 사실 우리나라는 AI 기술 전쟁에 대비하지 못했다. AI 특허·인재·투자에서도 후진국이다. AI 세계 특허 보유 비중이 미국 47%･중국 19%･일본 15%･유럽연합(EU) 10%인데 한국은 3%에 불과하다.
이는 이공계 인력 양성과 비례한다. 안타깝게 우리나라의 이공계 인력이 연 4만 명 부족하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전 세계가 AI 인재 확보 전쟁 중인데, 국내에서 배출되는 이공계 박사급 인력 100명 중 AI 전문가는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명 의대 증원’ 갈등의 와중에 이공계 박사 인력은 매년 4만 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2024 이공계 박사 추적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 배출된 이공계 박사는 9247명이고 이 가운데 AI 분야는 618명이었다. 이 문건은 정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미래인재특별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된 것이다.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분야도 박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기술경쟁이 치열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박사는 865명(9.3%), 우주항공·해양 분야 박사는 305명(3.3%), 차세대 통신 분야 박사는 227명(2.5%)이었다. 전체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 중 51%는 정부의 12대 전략기술과 무관한 분야를 전공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 입국’을 표방하는 우리의 빈약한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사실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첨단인력이 부족하리라는 우려는 진작 제기돼 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부족한 산업기술 인력이 2020년 3만6450명·2021년 3만7667명·2022년 3만8476명에 달하고 올해 4만여 명이 부족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산업기술 인력이란 기업에서 연구개발(R&D) 또는 기술직으로 근무 중인 사람들을 일컫는다.
문제는 앞으로 과학기술 인력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의대 진학을 위해 이공계를 이탈하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내년부터 이공계 석·박사 과정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2048년이면 석·박사 모두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국내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미개척 시장을 겨냥한 특화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책임감 있는 AI’를 구축해야 한다. 윤석열정부는 미래 사회를 선도할 ‘디지털 100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첨단학과 신·증설, 초·중등 교육과정 개편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길 당부한다.
대학 내에 산업·기업 현장과 친화적인 교육 과정을 늘리고, 영재고나 마이스터고 등을 통해 우수 인재 조기 발굴에 힘써야 한다. 또한 핵심 두뇌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에 매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마련하고 처우 개선 또한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 과학기술 발전이 곧 우리의 미래라는 공동의제를 재인식하는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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