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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속에서 맞은 을사년 새해, ‘희망’이라는 단어가 선뜻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마음에 소생의 기운을 싹틔우는 희망의 무대가 마련돼 큰 위안을 선사한다.
‘비내림국악관현악단(악단장 하태국·지휘 이용탁)’이 16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제7회 정기연주회 ‘소생(蘇生), 움트다’ 무대를 활짝 연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고난과 역경의 겨울을 견디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 공연곡을 구성했다.
첫 무대는 우리 민족의 깊은 뿌리와 역사의 선율을 담은 △국악관현악 ‘금잔디’(작곡 김대성). 이어 전통음악의 시나위 형식을 차용해 여러 가지 장단으로 재미를 더한 △양금협주곡 ‘양금시나위’(작곡 윤은화) 사계절을 대표하는 도화타령(봄)·농부가(여름)·풍년가(가을)·군밤타령(겨울)에 아리랑까지 우리 민요의 다양한 색을 표현한 △국악관현악 ‘민요 오색타령’(작곡 박한규)이 이어진다.
황해도 지역에서 봄이나 가을에 축복을 기원하기 위해 행하는 일종의 재수굿인 철물이굿을 바탕으로 구성한 △소리와 관현악을 위한 ‘바람과 나무와 땅의 시’(편곡 이정면)도 포함됐다.
마지막 곡으로는 한국무용과 함께 하는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춘향’(작곡 임교민)을 준비했다.
하태국 비내림국악관현악단장은 “역사 속 우리 민족의 꿋꿋하고 강인한 의지와 해학, 희망과 축복의 기원과 함께 고난을 딛고 이뤄내는 사랑까지 담아낸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의 이번 연주는 움트는 새싹처럼 모두의 가슴 속에 희망과 감동이 소생하는 봄을 피워낼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창단한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은 국악을 전공하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생활예술 국악관현악단이다. 하지만 그들은 꾸준하고 왕성한 활동을 통해 생활예술과 전문예술간의 간격을 점차 좁혀가고 있다.
매년 생활예술인의 수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레퍼토리로 정기연주회를 진행하며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왔다.
매년 1~2회씩 진행해 벌써 7번째 정기연주회를 맞는다.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은 2023년부터는 국악인들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기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공자들도 쉽게 서기 어렵다는 예악당에서 정기연주회를 3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들의 저력과 예술을 향한 열정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은 예악당 공연을 통해 대다수 관객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수준 높은 공연, 다양한 곡 구성으로 국악관현악의 매력을 보여준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80%에 가까운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관객동원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줘 생활예술단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하태국 악단장은 “2018년에 생활예술로서 국악의 대중화라는 모티브로 아마추어 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하고 한 해, 한 해 거듭하다보니 어느덧 벌써 일곱 번째 정기연주회를 갖게 됐다”며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통해 이제 명실상부한 최고의 생활예술 국악관현악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은 2018년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정기연주회를 가져왔으며 소규모의 찾아가는 공연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지난해에도 요양병원·유치원·국제학회 리셉션·지역 의사회 기념행사 등에서 공연활동을 이어오며 국악의 향유와 대중화라는 악단의 비전을 실현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에서 기획·구성한 생활예술단체 ‘새롬국악관현악단’의 제2회 정기연주회에 참여해 합동공연을 펼쳤다. 생활예술단체간의 합동공연을 통해 국악 저변 확대와 교류를 이뤄낸 값진 무대를 만든 것이다.
다방면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이 오늘의 모습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전문 국악인들의 열정적인 도움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악단의 창단부터 함께하며 현재까지 지휘와 지도를 맡고 있는 이용탁 지휘자(전북도립국악단 관현악단 예술감독)와 문형희 교수(중앙대 전통예술학부)는 비내림국악관현악단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들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헌신적으로 합주모임을 이끌어 오고 있다. 단원들의 열정에 더불어 ‘생활예술을 통한 국악의 발전과 저변확대’라는 대의를 위해 대가없는 헌신을 계속하고 있는 그들의 노력이 이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때문에 이번 무대도 생활예술인들의 열정과 전문 국악인들의 조력이 어우러진 무대로 평가받는다.
하태국 악단장은 “우리의 노래와 춤에는 고난과 역경을 능청능청, 굼실굼실 넘어가게 해주는 재치와 지혜가 있으며 평화와 사랑을 공유하는 하나됨의 미덕이 있다”며 “격변의 시기를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우리 전통의 지혜를 생각해보는 무대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주회는 전석 무료(발권 수수료 별도)이며 지난달 24일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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