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여금 지급 등에 따라 신용대출 상환 여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얼어붙은 부동산 매수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 대출 감소가 이자이익 축소인 만큼 은행들이 2월부터 금리 인하 및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24일 기준 국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32조3656억 원으로 작년 말(734조1350억 원) 대비 1조7694억 원 감소했다.
설 연휴 기간(1월 25~31일) 주택 거래가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월말까지의 통계를 추가하더라도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반전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중론이다. 월간 기준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작년 3월(-2조2238억 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주도했다. 작년 말 103조6032억 원이었던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월24일 기준 100조5978억 원으로 3조54억 원 줄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도 578조4635억 원에서 580조1227억 원으로 1조6592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감소는 상여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자들이 연말·연초 받은 상여금으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 등 신용대출을 우선 갚았다는 뜻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도 배경으로 꼽힌다. 은행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담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월 증가액은 작년 10월 이후 10월 1조923억 원·11월 1조3250억 원·12월 1조4698억 원·2025년 1월(∼24일) 1조6592억 원 등으로 수개월째 1조 원대에서 정체됐다. 작년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아파트 단지 잔금대출이 5대 은행에서 약 8000억 원 규모로 나간 점을 고려하면 신규 주담대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택 시장도 한파가 불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에 이어 보합(0.00%)을 유지했다. 작년 12월 다섯째 주부터 4주째 비슷하다. 경기·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떨어졌다.
은행들이 이자 이익의 원천인 대출 자산의 축소를 방관하기 어려운 만큼 금리 인하·대출 규제 추가 완화 등 ‘가계대출 문턱 낮추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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