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건설 현장 부실공사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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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상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5 00:02:30

한때 ‘쾌적한 주거 공간’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파트가 이제는 ‘악몽의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누수와 각종 하자 문제로 입주가 지연되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부실 공사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경남아너스빌 디센트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총 1164세대의 대규모 주거 단지로 경남기업이 시공한 브랜드 아파트다. 현대적 설계와 첨단 시설을 갖춘 프리미엄 아파트로 홍보되었으나 입주를 앞두고 발생한 심각한 하자 문제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하주차장 천장 곳곳에 누수 흔적이 선명하고 세대 내 베란다에서도 물이 새고 있다. 비상계단 난간이 설치되지 않았으며 콘크리트 균열과 옥상 누수 등 크고 작은 하자가 무려 5만 건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마감 미비가 아닌 근본적인 시공 불량 문제를 시사한다. 무엇보다도 입주 지연으로 일부 입주 예정자들이 거처를 찾지 못해 모텔을 전전하는 실정이다. 경남기업은 보수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입주민은 보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는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낸다. 교각 위에서 작업하던 인부들이 50m 아래로 추락하며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고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연결하는 핵심 간선도로로 개통 시 서울과 세종 간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공사 안전과 시공 품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한 이 공사는 하도급 업체에 맡겨졌으며 공사 과정에서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며 붕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부실한 시공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와 같은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관리 감독 부실과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건설사에 대한 감리 및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용인시는 경남아너스빌 디센트의 준공 승인을 보류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모든 건설 현장에 대해 엄격한 감리 기준을 적용하고 하자 발생 시 건설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신축 아파트 입주가 ‘복불복’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하자가 발견되면 투명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공사 과정에서도 안전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고 감리 제도를 개편해 현장에서의 관리 감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이 살아갈 공간을 만드는 일이며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건설업계는 그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빨리 싸게 짓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튼튼하게 짓는 문화로 바뀌지 않는다면 제2·제3의 참사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 더는 이런 비극적인 뉴스를 접하지 않도록 건설업계의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하다.

임한상 차장대우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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