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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마지막 한국 게임 기대작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또한 여러 의미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여러 이슈가 있었음에도 ‘판타지 라이프’를 표방하며 자유롭고 신비한 세계를 그려낸 마비노기 IP의 힘은 여전하다. 이에 21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마비노기의 세계를 체험해 봤다.
그래도 마비노기니까
마비노기는 2004년 출시 당시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던 시스템이다. 특유의 전투 시스템에 더해 방대한 생활 콘텐츠와 자유도가 돋보였고 유저들간의 커뮤니티 시스템 또한 호평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이 늦어지고 개발비가 1000억 원이 넘어간다는 소식이 들리고 ‘애완 종양’이라는 굴욕스러운 별명이 붙었을 때도 그 시절의 향수를 기억하며 마비노기라는 이유로 기대하는 사람들 또한 많았다.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있는 프롤로그에서 넘어가면 그리운 티르 코네일과 나오가 반겨준다. 티르 코네일 촌장 던컨 할아버지까지 만나고 나면 마비노기의 세계로 돌아온 느낌이 물씬 든다.
달라진 점은 자동 이동과 자동 진행이 구현돼 있다는 것이다. 옛날 마비노기 감성과 맞지는 않지만 편의성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자동 진행키만 딸깍하고 누르면 척척 진행된다는 점에서 에린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모험의 재미는 반감될 수 있다.
그래도 중간 중간 악기 연주를 통해 연주할 수 있는 원작의 인기 배경 음악 ‘소년 모험가’나 누구나 한번쯤은 당해봤을 트레이시의 낚시와 이제는 수리를 실패하지 않지만 손이 미끄러졌다면서 놀래키는 대장장이 퍼거스는 중간 중간 원작의 향기를 떠오르게 한다.
원작 대비 대폭 증가한 편의성
인기 IP의 모바일 버전에서 원작 게임과의 차이성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마비노기 출시 때부터 이제까지 쭉 플레이한 사람이 아니라면 기억하는 원작이 모두 다르단 점이다.
기자가 기억하는 마비노기는 하루 2시간 제한이 풀리고 이리야 대륙이 막 생겼을 때의 마비노기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반 공격·디펜스·스매시의 가위바위보 구도 바탕으로 한 반턴제 전투가 기본이었다. 아이스볼트와 카운터 어택을 활용한 전투 방식이 널리 쓰이던 때기도 하다.
마비노기 초창기 마법 스킬과 전투 스킬을 같이 쓰는 것이 기본이었고 결과적으로는 한 캐릭터가 모든 스킬을 배워서 ‘잡캐’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성장 방향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기를 바꿔 끼면 클래스가 변한다지만 처음부터 직업을 정하고 전직까지 하는 마비노기 모바일이 낯설 수 있다. 다만 아르카나 재능이 도입되면서 직업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현재의 마비노기와 비교하면 통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원작에서는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가르쳐주는 NPC를 찾아가 퀘스트를 진행하고 스킬북 페이지를 얻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스킬 레벨을 올리기 위해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했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는 클래스 레벨만 올리면 자동적으로 습득이 가능하다.
생활 콘텐츠의 초창기처럼 양털을 깎을 때 양이 움직이면서 실패한다거나 처음 나무를 베는 데 실패한다거나 하는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고 악명높았던 실패 수련 등도 없다. 같은 광석을 두 사람이 캔다고 해도 둘 다 광석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제작에 필요한 도구들이 마을 한곳에 모여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거 언제부터 재밌어져요?
초반 육성은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NPC들을 찾아다니고 던전을 돌고 사냥터에 가서 열쇠를 획득하고 다시 던전에 들어가는 단계가 반복되면서 진행된다. 자동 전투 또한 구현돼 있기 때문에 자동 진행 버튼만 누르면서 기다리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레벨 업 할때마다 추천하는 능력치를 제시해 주고 게임 시스템을 하나하나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초보자에 대한 배려 또한 녹아 있다.
전투가 어렵다면 직접 움직일 생각이 들겠지만 던전에 들어가면 다른 이용자들이 들어와 같이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딱히 어려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알비 던전에서 보스가 회오리 공격을 하는 패턴이 한번 나오는데 이 경우 피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자동 전투 AI가 적의 광역 패턴을 피하도록 짜여 있지 않기 때문에 광역기 정도는 중간에 피해야 하지만 같이 들어온 동료들이 광역기에 맞아 죽기 전에 적을 처리할 수도 있고 광역기 한두 번 맞는다고 죽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개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지만 결국은 자동 전투와 진행을 따라가게 된다.
자동 전투는 한국 MMORPG가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게이머들은 자동 전투라는 말만 들어도 학을 떼고는 한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자동전투로는 던전을 클리어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조종해야 되는 시점이 온다. 그리고 이쯤부터 게임의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게임의 분기점으로 꼽히는 지점은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34레벨과 메인 스토리가 끝나는 55레벨이며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구간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3자동 모드로 따라가면서 게임의 기본을 배우는 튜토리얼 단계가 길다는 점은 마비노기에 특별한 애정이 없거나 당장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초반 게임 디자인이 정해진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레일로드 방식이지만 지루함을 느낀다면 잠시 레일에서 벗어나는 것도 추천한다. 생활 콘텐츠나 사이드 퀘스트 등을 통해 숨겨진 마비노기의 설정들을 찾을 수 있다.
아니면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 같이 느긋하게 힐링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마침 게임 콘텐츠를 순식간에 다 해치워버린 '선발대'들이 슬슬 할 일이 부족해 던바튼 광장으로 모이는 시점이기도 하다. 원작 게임부터 게임 기능이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들었던 만큼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천천히 둘러보면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그래서 얼마 써야 돼요?
요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평가할 때 게임성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수익 구조(BM)다.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어도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면 플레이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펫과 패션 아이템에 스탯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마비노기 모바일도 결국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다만 유료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탯이 크기 않고 플레이하면서 절실하게 스탯을 더 챙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의 난이도도 아니었기 때문에 향후에 고난이도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 버전에서는 강해지기 위해 굳이 돈을 많이 쓸 필요는 없다.
현재 가격 기준 1290M캐시(1만2900원)에 판매되는 판타지 라이프 토탈 멤버십의 경우 가방 무게와 보관함 무게 증가에 더해 채집물 획득량 2배 증가 및 가공 진행 속도 50% 증가 등 생활 콘텐츠를 쾌적하게 해주는 옵션과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은동전 등을 지급하기 때문에 계속 할 생각이 있다면 구입이 추천되고 있다.
다만 패션 아이템과 펫의 경우 레어 등급까지는 M캐시를 통해 판매하지만 에픽과 엘리트 등급의 경우 럭키박스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금액을 써야 한다. 여기에 전설 등급을 얻으려면 에픽 등급 장비를 합성해 낮을 확률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패션 아이템과 펫에 추가 스킬과 능력치가 달려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내 캐릭터에게 전설 등급의 옷을 입히고 싶거나 서버 최강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면 상당한 금액을 투자할 생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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