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안 듣는 진행성 간암… 고전적 치료로 생존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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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치료 실패 후 간동맥항암주입술
진행성 간암 100명 분석… 치료효과·생존율↑
진행성 간암 맞춤 치료 공백 메울 해법 제시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1 11:19:28

최신 면역항암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고전적 세포독성 항암제를 이용한 간동맥 항암 주입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했으며 관련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두 곳에 연이어 게재되며 주목받고 있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의 1차 치료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합요법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는 간동맥 항암 주입술(hepatic arterial infusion chemotherapy, HAIC)이 효과적인 2차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동맥 항암 주입술은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지만, 간동맥을 통해 항암제를 직접 종양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이여서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간 내부의 종양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교신저자)·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재준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진행성 간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합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와 처음부터 고전적인 간동맥 항암 주입술 치료를 받은 환자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병합요법으로 치료받은 후 간동맥 항암 주입술을 시행한 환자군은 항암 주입술 단독요법 환자들 대비 객관적 반응률이 유의하게 높았고,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도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병합요법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항암 주입술을 거치면서 종양 항원 노출 및 면역원성 세포사(immunogenic cell death, ICD)가 유도 되는 과정을 통해 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필수 교수는 “현재 진행성 간암 치료에서 1차 면역항암제 병합치료 이후 확립된 2차 치료전략이 부족한 상황에서 간동맥 항암 주입술이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이다”며 “특히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면역항암제로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해당 치료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교수는 “간동맥 항암 주입술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과 은평성모병원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병합요법 이후 환자 맞춤형 2차 치료 전략 수립 시 간동맥 항암 주입술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고 전했다.

최근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는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1차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1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명확한 2차 치료 표준 전략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진행성 간암 환자 치료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면역항암제 이후 치료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국내 연구진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Frontiers in Oncology와 Abdominal Radiology에 각각 최근 게재되며 국제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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