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세무테크] "법대로 했는데 세금은 왜 이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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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24 00:02:50

정확하게 계산하고, 규정대로 움직였다. 최소한 김 과장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은행원 출신답게 부동산을 살 때도 팔 때도 각종 세무 자료와 법령을 꼼꼼히 챙겼다.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라는 규정도 당연히 알고 있었고, 그 안에서 문제될 것 없이 처리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각 후 3년이 지나 날아온 양도세 고지서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중과세율 60%, 거기에 가산세까지. 뭔가 크게 잘못돼 있었다.

김 과장이 문제의 부동산을 매입한 건 서울로 전근이 결정되었던 시기였다. 당시 그는 세종시에 살고 있었고, 서울 강동구에 있는 신축 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했다. 거처 마련은 미리 해 두고, 세종시의 아파트는 시간이 좀 지난 후에 팔았다. 법규대로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았고, 서울 아파트 취득 후 바로 실거주도 했다. 누가 봐도 ‘일시적 2주택자’ 요건을 충족했다.

문제는 자신도 모르게 ‘세 번째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데 있었다. 그것도 본인 명의도 아닌, 결혼 전 아내가 분양받았던 수도권 외곽의 작은 오피스텔이 문제였다. 김 과장은 그 부동산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업무용 오피스텔이고 임대 수익도 얼마 안 돼 신경 쓰지 않고 지내 왔다. 세금 문제에 걸릴 거라곤 상상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의 판단은 달랐다. 그 오피스텔이 ‘업무 시설’로 등록돼 있긴 했지만 실제로는 세입자가 주거용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임대차 계약서에는 부가세 항목이 없었고, 임차인은 해당 주소로 전입신고까지 마친 상태였다. 국세청은 실질 거주 여부를 근거로 해당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분류했다. 결과적으로 김 과장 부부는 ‘1세대 3주택자’가 되었고, 세종 아파트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중과 대상이 되었다.

김 과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다. “법에서 말한 요건을 충족했고, 명의도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세심판원은 당시 오피스텔 임대 계약서에는 전입 불가 특약이 있었지만 실제로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했고, 사용 목적도 거주였다고 판단했다. 또, 업무용으로 사용했다면 당연히 부가세를 포함시켰어야 하는데 임대료에 부가세가 빠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국세청 직원과 임차인의 전화 통화에서 나왔다. 직원이 임차인에게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냐고 묻자 거주용이라고 답한 통화 녹음이 있었던 것이다.

법적으로는 ‘업무 시설’이지만 실제로는 ‘주택’이라는 게 조세심판원의 결론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점이 있다.

오피스텔은 외형상 업무 시설이지만 실제로 주거용으로 사용되면 주택으로 간주된다. 건축물대장상의 용도보다 세입자의 실사용 목적·전입신고 여부·부가세 포함 여부 등 ‘현실’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부부 중 한 명의 명의라도 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주택 수에 포함된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생각하고 있다면 오피스텔 포함해 모든 부동산의 사용 실태를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이재명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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