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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검찰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 시절 중용됐던 특수·기획통 검사장급 인사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법무부는 정성호 신임 장관 취임 직후 전국 고검장·지검장급 간부들에게 인사 대상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경호 부산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 신봉수 대구고검장(29기), 박기동 대구지검장(30기), 정영학 부산지검장(29기), 정희도 대검 공판송무부장(31기) 등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의 김선화 검사장(30기), 대검 반부패부장 구승모 검사장(31기)도 사의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를 지휘해 온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31기) 역시 사직 의사를 밝히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고 검사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늘 버겁고 어려운 자리였지만, 동료들에게 누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을 지휘했으며, 4차장 자리를 이례적으로 연임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박세현 서울고검장(29기)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박 고검장은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땀과 고민이 제도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 전 대통령을 직접 기소한 핵심 인물이다.
이번에 사의를 표명한 인사들은 대부분 윤석열 정부 초기에 중용된 ‘특수통’과 ‘기획통’ 출신들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과 차장검사 등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를 주도한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송경호 고검장과 고형곤 차장검사는 각각 서울중앙지검장과 4차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 등을 수사하며 윤 정부 검찰의 핵심 축을 이뤘다.
법무부는 이날 검사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사장급 승진 및 전보 인사를 심의할 예정이며, 빠르면 25일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앞서 사법연수원 32·33기 검사들을 대상으로 승진 검증 동의서를 제출받았고, 차장검사(35기), 부장검사(37~39기) 후보군에 대해서도 인사 검증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인사는 언론에 “이재명 정부가 강하게 추진 중인 수사·기소 분리, 공수처 기능 강화, 검찰 직접수사 축소 등 개혁 기조는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조직의 운영 방식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특수·기획통 검사들과의 마찰은 예견된 수순이었고, 일부는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취임 직후부터 검찰 고위직 개편의 필요성을 분명히 해왔다. 그는 취임사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며, 관행에 안주한 기존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국민 중심의 검찰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형사사법 시스템 개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송경호 고검장의 사직 메시지와 맞물리며, 법무부가 추진하는 전면적인 인사 쇄신이 이미 예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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