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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 부과된 미얀마(옛 버마) 주요 기업인들에 대한 제재를 24일(현지 시간) ‘조용히’ 해제한 이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로부터 40% 관세폭탄 통보를 받은 미얀마가 오히려 감사와 찬사를 담은 서한을 보낸 지 2주 만에 이뤄졌다. 주변국들(25~35%)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받고도 미얀마 군부는 트럼프 리더십을 찬양한 답신을 보냈으며 이후 KT서비스 & 로지스틱스와 창립자 조나단 묘 초 타웅 등 미얀마 기업 3곳과 개인 4명 제재가 풀렸다.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 친중 국가이자 서방 제재 대상이던 미얀마와 미국 사이에 감지되는 미묘한 변화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달 초 관세 통보 문서가 미얀마 현 국가 및 행정수반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 앞으로 발송되자 11일자로 답신이 나왔다. 미국 수입품 관세 0%~10%를 제안하며 관세 완화를 요청한 서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미얀마 현 군부를 상대해 준 데 대한 감사’와 “미국 번영을 향한 진정한 애국자 정신과 강력한 리더십” 등 트럼프를 칭송한 대목이었다.
민아웅흘라잉이 이끄는 미얀마 군부는 2021년 아웅산 수치 진영이 승리한 정상적 선거 결과를 뒤엎고 쿠데타로 집권했으며 반인륜 범죄·집단학살에 연루된 것으로 간주된다. 미국은 이런 미얀마와 공식 접촉 자체를 회피해 왔기에 이번 일을 미얀마 관영 통신이 “미얀마 현 집권 세력을 미국에서 인정한 첫 사례”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미 하원 외교 아시아 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아미 베라 하원의원은 25일 로이터통신에 “우리의 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에 어긋난” “나쁜 생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이 “(이번 제재 해제 결정은) 재무부의 표준적 업무 절차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마이클 폴켄더 재무부 차관 역시 “제재 목록 추가 내지 삭제란 정기적인 일”이라며 의미 확대를 경계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존 시프턴 국장이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 논평을 통해 “매우 우려스러운 결정이다. 미국 정책에 큰 변화가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한 지적에 켈리 대변인은 즉각 “가짜 뉴스”로 일축했다.
이런 공방을 접할 때 우선 미얀마가 중국 주도 경제 인프라 프로젝트에 깊이 통합돼 있으며 일대일로 핵심 고리인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친중 미얀마의 지리적·인구적·전략적 중요도는 반중 베트남 못지 않다. 희토류 확보 경쟁 속에서 미국이 미얀마 관계를 관리하려 한다는 로이터·인디펜데트 등의 분석 또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다. 중국권으로부터 당장 이탈하긴 어려워도 사실상 하나의 신호탄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미 제재 대상 목록의 조정, 아세안(ASEAN) 내 미얀마의 위상, 민주 진영의 복귀 움직임 등이 주요 관전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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