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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된 특혜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기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의 해외 사업 확대 배경, 통일교 및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한 청탁 정황, 그리고 김 여사와의 연결 가능성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희림은 2023년 1~6월 윤 전 대통령의 UAE·미국·베트남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한 직후인 같은 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 신공항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t)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40억 원. 특검은 이 시기를 전후해 사업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배경과 경제사절단 선발 과정, 그리고 캄보디아 현지 계약과의 인과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특검은 지난 21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희림 본사를 압수수색해 글로벌사업본부와 임원실에서 관련 문건과 PC 파일을 확보했다. 확보된 자료 중에는 통일교가 추진 중인 메콩강 대규모 개발 사업인 ‘메콩 피스파크(MPP)’ 관련 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는 2022년,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을 전달하며 캄보디아 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수사에 따르면, 윤 씨는 건진법사 전 씨를 통해 김 여사 측에 약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 원 상당의 샤넬 핸드백 2개를 건넸다. 이 같은 고가의 선물은 단순한 호의를 넘어, 통일교가 추진하는 MPP 사업에 정부 재정을 연계하기 위한 명백한 청탁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윤 씨는 이후 통일교 행사에서 “대통령과 독대했다”, “MPP는 국가 단위의 ODA 연대 프로젝트로 출항했다”고 공언했으며, MPP의 실질적인 추진을 위해 민간 건축설계 전문 업체인 희림을 협력사로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윤 씨가 전 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큰 그림을 함께 그리자”며 희림 대표의 실명을 거론한 정황도 포착했다.
청탁이 이뤄진 2022년 6월,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확대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검은 기획재정부, 수출입은행, KOICA 등 유관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확대 결정의 경위와 배경을 추적 중이다. 윤 씨가 “KOICA 자금을 끌어오면 된다”, “희림은 설계만 맡으면 된다”고 언급한 정황도 함께 조사 대상이다.
특검은 이 같은 공적 자금의 집행이 특정 종교단체와 민간 기업의 사적 이익으로 왜곡됐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희림 측은 “프놈펜 공항 사업은 2019년부터 수주해 수행 중인 사업이며, 통일교나 청탁과는 무관하다”며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MPP는 실제 추진되지 않았고, 사업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손실만 입었다”며 청탁에 연루됐다는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건진법사 및 김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고인이 된 일부 임원이 과거 코바나컨텐츠 협찬에 참여했을 뿐이며, 이후에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특검은 지난 25일 윤호 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통일교 측은 김 여사에게 건넨 선물과 MPP 추진 등이 조직적인 사업 활동의 일환이었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특검은 건진법사를 통한 청탁 경로와 물적 대가, 정부사업 수주와의 연계성 등에서 위법성이 드러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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