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퍼지는 두경부암… 목 혹·입 궤양 지속되면 검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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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음주가 주원인… HPV 관련 암까지 급증
초기 증상 없어 늦게 발견… 로봇수술로 개선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8 10:54:01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교수는 “목 부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구강 궤양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두경부암은 두개저부터 상부 식도까지 광범위한 부위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뇌·안구를 제외한 갑상선·비강·침샘·혀인두·하인두·후두 등 약 30여 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전체 환자의 85%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 흡연과 음주를 병행할 경우 발병 위험이 최대 20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기반 10년 코호트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잘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에 따른 구인두암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HPV 관련 구인두암이 급증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같은 흐름이다. 이에 따라 남성도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오고 있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5년 생존율이 50~60%로 낮지만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은 80% 이상으로 높아진다. 초기 진단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후두 내시경으로 가능하며 조직 검사와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확진 후 치료에 들어간다.

치료는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방사선치료·항암화학요법·표적치료, 면역항암제 등이 사용되며 여러 진료과의 협업이 필수적인 다학제 진료가 중요하다.

두경부암 수술은 안면신경·혈관·근육이 얽힌 부위를 다뤄야 해 고난도이며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을 통한 정밀 절제가 보편화되며 회복률과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구인두암(편도암, 설근부암)에서 로봇수술은 수술 시간과 재건 필요성을 줄이면서도 기존 수술과 유사한 치료 성적을 내며 표준 치료로 인정받고 있다. 얇은 로봇 팔로 입 안 깊은 부위까지 접근이 가능해 정밀 수술이 가능하고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어 음성·삼킴 기능 보존에 유리하다.

수술 후에는 삼킴 장애, 폐흡인 예방을 위한 재활운동과 경관영양 등의 조치가 병행된다. 흡연과 음주는 암 재발을 부르는 주요 요인이므로 금연·절주 역시 필수 관리 항목이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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