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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노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정비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재개발 여건도 까다로운 상황에서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신축 수준의 성능과 디자인을 구현하는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각 건설사들은 특화된 해법과 서비스로 시장 선점을 노리며 주거 재생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최근 공개하며 도심 재생 솔루션 경쟁에 본격 나섰다.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도 내·외관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스마트 기능을 접목해 신축 아파트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특히 철거나 증축 같은 위험 공종이 없어 인허가 절차가 단축되고 공사 기간도 2년 이내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은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서울 주요 지역과 부산, 대구, 광주에 이르는 12개 단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단지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LX하우시스, 건설기술연구원,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친환경 자재, 에너지 절감, 스마트홈 기술을 접목한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현대건설은 ‘이주 없는 리모델링’을 내세우며 속도와 편의성을 강조한다. 첫 사례로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와 협약을 맺고 외관과 커뮤니티 시설, 조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아파트 공용부와 일부 세대만 공사해 사업 기간을 2년 미만으로 단축하고 조합 설립이 아닌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어 절차적 부담을 줄였다. 입주민은 거주하면서 리모델링이 이뤄지고 희망 세대에는 층간소음 저감 구조와 고성능 창호 같은 인테리어 개선도 제공된다.
주차장 누수나 설비 노후 같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기차 화재 방지 설비와 스마트 출입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자회사 ‘하임랩(HEIMLAB)’을 앞세워 생활밀착형 리모델링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 전 자치구로 서비스 범위를 넓힌 하임랩은 단순한 인테리어 수준을 넘어 단열·누수·공기질 같은 기능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문 장비를 활용한 사전 진단, 1:1 디자인 상담, 3D 모델링 제안서로 시공 전 예상 결과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전담 디자이너와 시공 담당자가 함께 관리하고 시공 후 1년 뒤 ‘애프터 하임’ 서비스를 통해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전략이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 주거지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1263만 가구 중 47%가 준공 20년 이상을 넘어섰다. 그러나 재건축은 안전진단 기준과 용적률 제한에 막혀 추진이 어렵고 기존 리모델링 방식도 공사 위험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건설사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리모델링 해법을 내놓으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은 “넥스트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연장하는 합리적 해법”이라며 “선진 기술을 바탕으로 노후 단지의 새로운 재생 모델을 제시해 주거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건설사들의 다양한 리모델링 시도는 재건축 한계 속에서 도심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주거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번 흐름이 건설 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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