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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잇따라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대통령실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발언을 내놨다가 곧바로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해명에 나서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1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이유를 돌이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삼권분립 중 유일한 선출 권력으로 헌법 정신과 국민 뜻을 반영하는 데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대통령실이 사실상 사퇴 요구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논란이 커지자 강 대변인은 1시간 20분 만에 다시 브리핑을 열고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원칙적 공감은 삼권분립과 선출 권력 존중에 대한 일반 원칙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부의 신뢰를 잃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대통령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며 “국민의 탄핵 대상이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는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에 제동을 걸고 내란 사건 재판 지연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추미애 위원장도 가세했다. 그는 전날 SNS에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내세우며 사법 독립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사법 독립을 지키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서울중앙지법에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이 지연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별도의 전담부를 입법으로 마련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어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비판하며, 전담재판부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민주당의 공세는 단순한 사퇴 요구를 넘어 내란 재판 지연 문제, 사법개혁 입법 논의, 나아가 사법부 구조 개편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을 둘러싼 정치·헌법적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재판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국 법원장들도 “사법부 참여 없는 개혁은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논란에 대해서도 “국회가 숙고해 법률을 제정한다면 정부는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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