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범 처벌 3명 중 1명뿐…평균 형량 고작 1년 8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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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1 13:21:04

▲ 조좌진(왼쪽 두번째)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대고객 사과를 하고 있다. 이종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SKT와 KT 등 국내 최대 통신사들에 대한 해킹에 이어 롯데카드에 대한 해킹 침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해킹범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아 범죄 예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5년 9개월간 선고된 해킹 사건 1심 판결 35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보면 실형을 받은 피고인은 49명 중 15명(30.6%)에 그쳤다. 정보통신망 침해 사건 중 실제 해킹 범죄가 있었던 판결문만 뽑아 살펴본 결과다. 49명 중 집행유예는 22명(44.9%)이었으며 12명(24.5%)은 벌금형이었다. 피해가 큰 데 비해 형량은 너무나 가볍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보통신망법은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약 6년간 실형을 받은 15명의 평균 형량은 1년 8개월이었으며 최대 형량도 징역 3년이었다. 이마저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도박 공간 개설 등의 혐의가 합쳐진 결과다.

행정·국방·금융·통신 등에 관련된 정보통신망을 공격하면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도 더 무겁다. 그러나 이 경우도 중형이 선고된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발(發) 공격이 많아 검거량 자체도 많지 않다.

2008년 미래에셋 사이트에 장애를 발생시키려는 공격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의 경우도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범인 중 한 사람은 항소심에서 뒤늦게나마 자백하고 반성했다는 등의 이유로 징역 1년 8개월로 감형됐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거의 모든 정보가 온라인에 보관되는 시대가 도래했고, 인공지능(AI)의 발전 등으로 해킹 기술이 더 고도화돼 피해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며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향후 이런 법망의 사각지대와 틈새가 있음을 악용하는 유사 범죄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는 화이트해커 회사 스틸리언에 최근 거대한 규모의 해킹 사태 빈발에 관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스티리언 관계자는 "회사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내는 것은 검토가 필요한 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맹세희 기자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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