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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과·반성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과는 횟수가 아니라 진심의 문제”라며 지도부에 자성을 촉구했다.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70%로 높이려는 이른바 ‘당심 강화’ 경선룰 개편안에 대해 또 한 번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오 시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 주택공급 절벽의 원인 및 해법’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사과를 몇 번이나 하느냐’는 반론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다섯 번이면 어떻고 백 번이면 어떠냐. 국민이 진심을 느끼는 순간까지 사과와 반성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는 받아들이는 쪽이 진정성을 체감할 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메시지는 최근 당 지도부가 내놓은 경선룰 개편 논란과도 맞물린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단장 나경원 의원)은 현행 ‘당원 50%·여론조사 50%’에서 당원 비중을 70%로 높이는 방안을 추천한 상태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지금은 확장을 해야 할 시기임이 분명한데, 오히려 축소 지향의 길을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정당은 보통 선거가 다가오면 외연 확장을 택한다”며 “현 시점에서 당원 비중을 올리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서울 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22명도 반대 성명을 내고 오 시장의 우려에 힘을 실었다. 성명에는 조은희·고동진·김재섭·박정훈 의원을 비롯해 김영주·오신환·구상찬·최재형 전 의원 등 현역과 전직 인사가 함께했다.
이들은 “당심과 민심의 간극은 이미 여러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민심을 뒤로하고 당심 우선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향은 중도·무당층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내부 결속이 아니라 국민께 다가가는 유연성과 민심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도 성명을 언급하며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들이 신중한 검토를 요구한 만큼 지도부가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경선룰을 제안한 기획단장이자 차기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는 나경원 의원을 특정해 언급하는 질문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에도 상식이 있다”는 짧은 언급만 남겼다.
한편 오 시장은 자신을 둘러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특검 수사에 대해선 “특검이 기소하면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도 “명태균이 제시한 13건의 비공표 여론조사는 표본이 조작된 가짜 조사”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엉터리 조사에 근거한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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