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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첫 공개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본입찰 마감일에 단 한 곳도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회생절차는 장기전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홈플러스 본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를 포함해 어떠한 후보도 입찰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LOI 접수 마감 당시 두 곳이 참여하며 관심이 모였지만, 예비실사 이후 모두 발을 뺀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서울회생법원 및 채권자협의회와 함께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공개입찰 방식 대신 비공개 경쟁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본입찰 실패는 애초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홈플러스는 청산가치만 3조7000억 원에 달하는 반면 부채는 2조9000억 원 수준이다. 인수 이후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까지 고려할 경우 최소 1조 원 이상의 현금 여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수 의향을 밝혔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는 각각 완전자본잠식, 낮은 현금성 자산 등 재무 구조가 취약해 실질적인 인수 주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노조와 정치권은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TF는 “홈플러스는 10만 명 고용과 8000개 입점업체, 1800개 납품업체가 연결된 지역경제 핵심 기업”이라며 공적 구조조정 기구 투입을 주장했다. 정의당 역시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청산 외엔 선택지가 없다”며 유암코·캠코 투입, 자금 안정화, 채권 조정 등을 요구했다. 입점 점주단체는 “폐점 고별전이 이어지고 손익 악화로 버틸 여력이 없다”며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향후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거론된다. 정부·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과 지분 전환, 부동산·점포·온라인 사업 등 부분매각 방식이다. 정부 개입 시 대량 해고와 급격한 폐점은 방지될 수 있으나, 채권단 특히 메리츠금융은 손실 부담과 장기 투자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반면 부분매각은 원매자 유치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점포 축소, 인력 감축 등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회생 절차가 내년 중반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행법상 회생절차는 최대 1년6개월까지 연장 가능해 내년 9월까지 매각이 미뤄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여건, 정치 변수, 지방선거 일정까지 맞물려 단기간 해결은 어렵다”며 “정부·채권단·MBK·노조가 접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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