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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식사하러 가면 재미있는 일이 있다. 우리 시절에는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내든지, 밥 먹으러 가자고 한 사람이 내는 것이 상식인데, 요즘은 각자의 카드로 계산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더치 페이(dutch pay)'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이것도 콩글리시이다. 영어로는 ‘dutch treat’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국어사전에 '더치 페이'가 나온다.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일, 식사 따위의 비용을 각자 부담하자'라고 나타나 있다.
'모임이나 놀이의 비용 등으로 각자가 금품을 얼마씩 내는 일'을 ‘추렴’이라고 한다. 또는 여러 사람이 돈을 내서 무엇을 사서 먹는 일도 ‘추렴’이라고 한다. 한편 ‘술추렴’이라 하면 함께 술을 사 먹기 위해 갹출하는 것을 이른다. 주머니를 뒤져 각자 있는 만큼 내는 것이다. 그래서 ‘술추렴’은 더치페이(dutch pay)와는 다르다.
‘추렴’은 원래 ‘출렴出斂’이라는 말에서 왔다. ‘출렴’이라고 할 때 ‘ㄹ’소리가 겹치니까 하나를 탈락시켜 ‘추렴’이라 발음하게 되었다. 갹출(醵出)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각기 얼마간의 돈이나 물건을 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거출'이라고도 읽어도 된다)
추렴과 ‘dutch treat’는 문화상 의미의 차이가 조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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