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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야권은 계엄 1년을 둘러싼 파열음으로 뒤덮였다. 국민의힘은 내년 6·3 지방선거 준비보다 내부 균열 수습에 하루를 온전히 쏟아붓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 갈등이 단순한 ‘일회성 진통’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도부의 메시지 혼란, 사과 여부를 둘러싼 계파 충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 문제까지 얽히며 당의 중심축 자체가 흔들렸다. 그 여파로 지방선거 공천 전략은 사실상 멈춰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12·3 계엄 1년을 맞아 국민의힘 지도부는 끝내 사과 메시지를 조율하는 데 실패했다. 장동혁 대표는 “의회 폭거에 맞선 비상계엄”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사과를 거부했다. 1057자 분량의 입장문에는 국민이 겪은 혼란이나 헌정 질서 침해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 직후 당은 세 갈래로 갈라졌다. 지도부는 “계엄은 불가피했다”며 방어 기조를 강화했고, 친윤 주류는 침묵하거나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초·재선 중심의 ‘절연파(탈윤계)’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요구하면서 갈등은 지방선거 공천 전략까지 뒤흔들고 있다.
공천 심사를 설계하려면 지도부 메시지, 당의 기본 노선, 책임정치의 방향 등이 정리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은 기초 설계도조차 완성하지 못한 채 서로 다른 방향의 줄다리기만 반복하는 형국이다.
“윤어게인이 아니라 윤네버”… 친윤 내부 붕괴
지도부 리더십 붕괴… 공천 시스템도 사실상 마비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친윤 내부의 급격한 와해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계속 소환하면 지방선거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계엄에 대한 명확한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메시지는 친윤 내부, 특히 초·재선 의원들에게 강하게 파고들었다. 총 25명의 의원이 ‘계엄 사과’ 성명에 동참했고, 지도부 비판 대열이 빠르게 확산됐다. 표면적으로는 친윤이 조용해 보였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윤석열 리스크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지도부가 이를 읽어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내부 축이 ‘친윤’에서 ‘절연파’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변화가 당 전체의 재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 붕괴와 공천 난맥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지방선거 전략 전반으로 번진 혼란과 갈등의 여파는 즉시 지방선거 전략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시장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5선 도전을 선언하며 사실상 국민의힘 내부 경쟁은 정지 상태다. 지도부가 흔들리자 잠재 후보군은 출마 준비를 멈췄고, 민주당은 박홍근·전현희·서영교·박주민 등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오세훈 단독 게임’에 갇혀 있다.
인천시장에서는 유정복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하지만, 민주당 박찬대·김교흥·박남춘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국민의힘은 후보군 확장 여지가 거의 없다.
강원지사 또한 김진태 지사와 유상범 의원이 후보군으로 오르지만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이광재·우상호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당내 갈등이 지속되면 김 지사도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
부산·울산·경남(PK)도 전통적 국민의힘 기반이지만 지금은 ‘예측 불가’다. 부산은 박형준 vs 전재수 구도가 팽팽하고, 울산·경남도 접전 양상이다. 계엄 사과 논란이 장기화되면 영남에서도 보수 결집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의 리더십 흔들림은 공천 준비 체계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다. 이에 따른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지연 △지역별 전략공천·경선 룰 확정 난항 △잠재 후보군 발굴 중단 △출마 의지 불확실성 확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 실패 등이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 시스템이 가동되려면 지도부가 명확한 메시지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그 기본 전제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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