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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인프라펀드의 차입 한도가 자본금의 30%에서 100%까지 확대되는 민간투자법(민투법) 개정안이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30%라는 낮은 차입 한도 때문에 ‘성장할 수 없는 펀드’라는 평가를 받아온 자금조달 구조가 30년 만에 근본적으로 바뀌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모 인프라펀드는 개인 투자자와 연금·퇴직연금 자금이 공모 형태로 참여하면 장기 인프라 투자와 국민 노후자산 형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생상적 금융’의 대표적 수단으로 통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공모 인프라펀드가 자기자본의 최대 1배까지 빚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본금의 30%까지만 차입이 가능해, 신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려면 사실상 유상증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는 공모 인프라펀드 특성상 내부에 이익을 쌓기도 어려워, ‘배당은 많이 주되 성장 투자는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반면 부동산 리츠와 자본시장법상 부동산펀드는 자본금의 200%까지 차입이 허용돼 같은 인프라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규제 강도에 큰 차이가 났다. 업계에서는 “공모 인프라펀드만 30%룰에 묶여 있어 자금조달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형평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번 개정으로 공모 인프라펀드의 차입 한도가 자본금과 같은 100%로 올라가면서, 역차별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반응이다.
공모 인프라펀드는 도로·철도·터널·에너지·통신망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해 통행료·사용료·에너지 판매수익 등을 배당 형태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의 집하부자기구다. 임대료를 배당하는 리츠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기초자산이 상업용 빌딩 대신 유료도로·철도·도시가스·데이터센터 등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번 민투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공모 인프라펀드는 도로·철도 위주에서 도시가스,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통신망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기존 자산의 개량·증설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개인 투자자와 연금 자금의 진입 문턱도 낮아진다. 연금저축·퇴직연금 계좌의 투자대상으로 정착할 경우, ‘채권보다 높은 수익, 주식보다 낮은 변동성’을 찾는 장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차입 확대가 곧바로 투자자 수익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 사업은 통행량·수요, 금리, 실시협약, 정부 정책 등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존재한다. 레버리지가 커질수록 사업이 틀어졌을 때 손실 폭도 커지는 만큼 수요 전망과 재무 구조를 보수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공모 상품인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와 정보 공시 체계를 어떻게 다듬을지도 과제로 남는다.
9일 기재위 문턱을 넘은 만큼, 시선은 이제 이달 중 열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연내 본회의 표결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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