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E fact > 재벌·대기업
[이슈진단]-한전부지 개발 협상 신호탄
정몽구 회장 회심의 초고층 현대차타운 시동 걸렸다
정몽구 회장 회심의 초고층 현대차타운 시동 걸렸다
1.7조 내밀며 종상향 요구…서울시, 기여금 재투자시 ‘금싸라기 시너지’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6-24 15:53:44
‘마천루’로 불리는 ‘초고층빌딩’은 국내 건축법 상 높이 200m 이상 혹은 50층 이상인 건축물을 뜻한다. 이 같은 초고층빌딩이 유행처럼 등장했던 때는 지난 1930년대 미국이다. 1차 세계대전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미국은 산업규모가 커지고 기술 발달을 이뤄 이전까지 유례가 없던 풍요로운 1920년대를 맞았다. 자동차, 라디오, 세탁기 등을 할부로 살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중산층들의 구매력이 높아졌고 덩달아 문학·음악·스포츠·영화 등도 크게 성장하게 됐다.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이 정착된 것이다. 국제 패권이 대영제국 영국에서 신대륙 미국으로 넘어오게 된 시점도 바로 이 시기다. 동시에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이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넘어 이미지를 넣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시대적 분위기에서 미국인들은 빌딩도 이미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뉴욕 맨해튼에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되며 세계 최고의 마천루로 기록됐지만 이 기록은 얼마 가지 못했다. 이듬해 지근거리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됐다. 그런데 두 빌딩의 건축 이후 대공황과 제2차세계대전 등의 세계적 불운이 닥치며 한동안 잠잠했던 마천루에 대한 열망은 1972년 세계무역센터가 개장하며 다시 등장했다. 이듬해 시카고의 시어즈 타워(現 윌리스 타워)가 완공된 후 마천루에 대한 열망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특히 이런 추세는 아시아까지 옮겨 붙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역시 지금도 아시아에 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UAE 두바이에 위치한 ‘부르즈 할리파’다. 이 빌딩은 국내 건설사가 세웠다. 우리나라 안에서 대표적인 마천루는 63빌딩이다. 이 빌딩은 1985년 완공된 이래 28년 동안 국내 최고 마천루로 기록됐었다. 하지만 2003년 완공된 목동 하이페리온 1차에 최고(最高) 자리를 내준 뒤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마천루의 경쟁체제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인천 송도에 완공된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높은 빌딩이지만 555m의 롯데월드타워 개장이 내년에 예정돼 있어 ‘현 최고층 빌딩’ 기록의 주인공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지난해 구(舊)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000억원에 입찰 받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이곳에 대한민국 최고 랜드마크를 지을 것이라고 공언하며 서울시와의 개발 협상에 착수해 일단 윤곽이 나왔다. 현대차의 계획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인근 제2롯데월드타워 555m보다 약간 더 높은 571m 건물(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이 삼성동에 들어선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몽구 회장 회심의 꿈’으로 비유되는 현대차그룹의 신사옥 빌딩 개발계획과 향후 가치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 현대차그룹이 10조5000억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한 한전부지 개발계획이 첫 발을 뗐다. 지난 23일 서울시와 현대차 측이 사전협상을 가지며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구상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측은 지상 115층·높이 571m 규모의 초고층빌딩을 짓는 대신 공공기여금으로 1조7030억원을 제시했다. ⓒ스카이데일리

구(舊) 한전부지의 개발계획 등을 논의하기위해 서울시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3일 첫 사전 협상을 가지며 개발 사업이 본격화 됐다.
 
현대차는 이곳 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건립해 그룹 통합사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측이 계획하는 건물 규모는 지상 62층 높이 571m로 역대 최대 규모다.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555m의 제2롯데타워보다 무려 16m 높은 것이다.
 
업계는 서울시 역시 삼성동부터 잠실종합운동장에 이르는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협상은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현대차 측이 제시한 공공기여금이 시 측이 생각하는 수준과 상이할 수 있고 또 이 기여금의 사용처를 두고 강남구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다소간 진통은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현대차, 1조7000억 내고 最高 마천루 꿈꿔…부동산 반응도 좋아 “가치 상승할 것”
 
현대차 측이 서울시에 제출한 건축계획에 따르면 현대차 측은 통합사옥,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숙박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전망대 등을 GBC에 집약시킨다는 계획이다. 건폐율 38.24%, 용적률 799%를 적용해 연면적 96만㎡ 최고 115층 571m 규모의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다.
 
개발 구상도를 보면 한전부지 남측에 그룹 통합사옥이 들어설 예정이며 북측에는 호텔·오피스동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저층부에는 전시장·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등이 자리하게 된다. 지하에는 주차장을 비롯해 코엑스와 연결되는 공간도 계획됐다.
 
 ▲ 자료: 서울시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계획으로 오는 2020년 준공이 목표인 GBC가 완공되면 이는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자리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최고층 빌딩인 송도 동북아트레이드타워(68층·501m)가 약 4위로 내려앉고 제2롯데월드타워(2016년준공, 123층·555m), 부산 롯데타운타워(2019년 준공, 108층·510m) 등을 앞지르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측은 GBC 건설 및 운영을 통해 연간 12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만2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공공기여금으로 시 측에 약 1조7030억원의 공공기여금을 약속했다. 다만, 현재 해당 부지의 단 5%만이 일반상업지역이고 95%에 이르는 지역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임을 감안해 이에 대한 종상향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7만9342㎡ 전체부지가 일반 상업 지역으로 전환되고 용적률도 법정 최대치 800%에 가까운 799%가량으로 산정한 후 공공기여율 36.75%로 책정해 1조7030억원의 공공기여금을 제시했다.
 
업계는 시와 현대차 간 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 개발계획에 대한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계획한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일부에 한전부지 개발이 포함됐고 또 양측 모두 개발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상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국제교류복합지구 핵심사업 중 하나인 한전부지 개발이 조속히 이뤄지면 주변의 민간·공공사업 추진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전협상을 비롯한 행정절차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해 현대차 측과 상호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자료: 서울시 ⓒ스카이데일리

부동산업계는 GBC의 향후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이미 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호재는 물론 대규모 교통시설 등이 계획돼 있어 향후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계획이 예정된 삼성동을 중심으로 각종 교통편의시설이 확충될 것”이라며 “현재 GBC의 북쪽과 남쪽에 지하철 2·9호선(삼성역·봉은사역)이 있고 또 향후 남부광역급행철도, KTX동북부연장선, GTX A·C노선 환승역, 삼성~동탄 광역급행열차, 위례~신사 열차 통과 등 각종 교통 시설 계획이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물론 지금의 지가에도 이 같은 개발 호재가 반영됐지만 실제 서울시가 추진한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완공되고 또 다수의 교통편의시설이 확충된다면 향후 그 가치는 높아지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삼성동 일대 주민과 기업들도 “현대차가 제공하는 공공기여금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등에 재투자한다면 유동인구 집객효과를 촉발해 이른바 ‘금싸라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속도전 관건 ‘서울시’에 달려…공공기여금 인정 및 市-강남구 갈등 해법 찾아야
 
사실 상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사업의 관건은 서울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알려진 통합사옥 건립을 적극 추진하는 현대차 측은 가급적 빠른 진행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키를 쥐고 있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역시 현대차가 제안한 공공기여금을 시가 수용할지 여부다. 현대차가 제시한 1조7030억원을 두고 시 측은 한국감정원과 대형 감정 평가 법인에 의뢰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용도변경과 개발 계획 영향이 반영된 새 감정가를 산출하겠다는 것이다.
 
 ▲ 자료: 서울시 ⓒ스카이데일리

시 측이 산출한 평가액이 현대차가 제시한 금액보다 낮을 겨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만약 시 측의 감정가가 현대차 측보다 높을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시 측이 더 높은 공공기여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 평가법인 관계자는 “현재 영동대로를 중심으로 시내·외 광역교통망 개발 논의가 진행 중이고 또한 MICE단지로 가꾸겠다는 서울시의 개발 역시 가시적인 상황이라 현대차 측이 추산한 감정가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현대차 측이 추가 공공기여금을 제시하지 않거나 시 측이 이에 양보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개발에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양측의 양보로 공공기여금이 사업진행을 가로막지 않게 되더라도 시가 당면한 문제는 또 있다. 바로 공공기여금의 사용처를 둘러 싼 강남구와의 갈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시 측이 계획한 개발계획에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가 포함돼 있어 시작된 갈등이 공공기여금 사용처 문제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시 측은 이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확대해 현대차 측으로부터 받은 공공기여금을 스포츠 복합 공간 조성에 우선 사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강남구는 강남구에서 나온 돈을 왜 다른 지자체에 사용하느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 현대차 측이 제시한 제안서 수용여부와 강남구와 빚고 있는 갈등 모두 서울시만이 해결 가능한 만큼 향후 이번 사업의 속도전은 사실상 서울시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스카이데일리)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및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강남구는 오늘(24일)도 보도자료를 통해 강남구를 배재한 채 현대차와 독단으로 사전협상한 서울시에 반발하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자신들과 협의하지 않고 지구단위계획을 확대해 강남구에서 얻은 공공기여금을 타 지자체(송파구)에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꼼수’다고 비판하며 해당 공공기여금은 영동대로 개발에 최우선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서울시를 압박했다.
 
구는 “영동대로에 향후 7개 광역대중교통 등 인프라가 확충될 예정인데 이런 개발이 모두 별개로 추진되면 최소 공사기간이 20년 이상 들어갈 것이다”며 “심각한 교통난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해당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지하 ‘원샷개발’ 초기 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구 측은 “이번 양측의 합의를 언론보도를 통해 알 만큼 시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공기여금이 영동대로 개발에 최우선으로 사용되는 것을 시가 약속하지 않는 다면 어떤 사전 협의도 거부할 것이며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무효 확인 및 취소소송도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 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충정로1가,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박용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