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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2주택재개발구역은 지난 2003년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됐다. 2006년 한남재정비촉진지구, 2010년 추진위, 2012년 재개발 조합이 설립됐다. 조합이 설립된 지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주민 갈등이 커지면서 사실상 재개발은 답보 상태다. ⓒ스카이데일리
용산구 보광동 265번지 일대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이 최근 난항에 부딪쳤다. 조합 설립에 찬성했던 일부 조합원들이 반대로 돌아서면서 주민끼리 내홍을 겪고 있다.
보광동과 이태원동 일대는 2003년 11월 서울시에 의해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이후 이 지역은 2006년 한남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오랫동안 답보 상태였던 한남2구역은 지난 2010년 추진위가 설립되며 재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한남2구역은 2년 뒤 조합원의 75%이상 동의해 재개발 조합을 설립했다. 당시 지붕에 비가 새고, 기와가 무너지는 일을 예사로 겪던 이 지역 주민들은 재개발을 환호하는 분위기였다.
이 지역 재개발에 변화가 생긴 것은 한남1구역 인근으로 용산구청 신청사가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신청사가 들어오면서 소방도로가 만들어졌다. 2011년 좁은 도로였던 보광로59길은 폭 8m, 길이 240m의 도로로 확장됐다.
신청사와 소방도로가 들어서자 유입 인구가 증가했다. 유동 인구가 늘어나자 낡은 집들은 카페와 음식점으로 탈바꿈했다.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됐고, 임대료 상승이 이어졌다.
한남2구역은 보광로를 사이에 두고 한남1구역 재개발 구역과 마주보고 있다. 한남1구역 상권이 팽창하자 한남2구역에도 파장이 몰려왔다.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유입이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한남2구역 박희구 기획실장은 “서울시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새로운 소방도로를 만든다는 것은 재개발 계획 의도를 뒤엎는 행위다”며 “이 소방도로 신설 여파 로 한남2구역도 임대료가 자연스럽게 올라 주민 간 갈등만 생겼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오르자 찬성했던 조합원들 중 일부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특히 보광로 60길, 우사단로 14길, 우사단로 12길의 주택 소유자들의 반대가 컸다. 이들의 반대로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빨간불이 켜졌다.
▲ 한남2구역 재개발지역은 주택의 오랜 노후화로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많이 겪고 있는 곳이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건물과 건물사이 도로는 좁고, 주택은 허물어지고 있어 재개발이 시급한 지역이다. [이미지=한남2주택재개발지역 일대] ⓒ스카이데일리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저절로 임대료가 오르고 있는 실정인데, 굳이 재개발을 해야 하냐”며 “자체 개발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희구 기획실장은 “반대하는 측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노후 주택에 살면서 생활에 불편을 겪는 가구가 대다수다”며 “반대하는 상가들을 제척하고 재개발을 고려해 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 초 한남2구역 조합은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에 재개발을 반대하는 상가를 제외한 재정비촉진계획변경안 자문을 요청했다. 지난 4월 서울시가 조합에 보낸 답변 자료에 따르면 관광특구로 지정된 북측 지역 제척 방안의 보완 대책이 미흡했다.
이와 관련 인근 부동산 전문가는 “한남2구역은 반대하는 상가들을 제척하고 재개발을 진행한다면, 한남동 1~5구역 재개발 구역 내 기반시설 등 모든 사항 전체를 다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 재개발 구역 내에서 반대하는 상가들은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은 곳에 있다. 고도가 낮은 만큼 다른 곳에 비해 용적률을 높게 적용 받는다.
보광동 지역 재개발 전문가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상가를 제외하고 한남2구역 재개발을 진행하면, 재개발 사업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용적률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제외되기 때문에 다른 조합원들에게 사업비용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 중심지에는 보광초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만약 재개발이 진행될 경우 보광초등학교는 이전되는데, 이에 대한 비용은 조합에서 부담해야 한다. 재개발 구역이 줄어들고 조합원 수가 줄어든다면 조합원들의 사업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재개발 답보 속 슬럼화 가속도, 자녀 둔 학부모 불안감 고조
재개발에 찬성하는 한 노인은 “재개발이 빨리 진행되면 좋겠지만, 반대쪽 상가를 제외하면 추가 분담금 등이 많이 들어 갈 텐데, 그만한 비용을 내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고 입장을 전했다.
▲ 보광동에 20년을 산 한 주민에 따르면 옛날보다 상권이 발달됐다. 그러나 이면에는 동네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슬럼화되는 동네를 지켜보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조합 관계자는 “현재는 서울시의 입장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풍문으로는 9월이나 11월에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고 하는데, 이때 구역 내 북측 상가들이 제척될지는 두고 봐야 할 상황이다”고 밝혔다.
보광동 일대 상권이 팽창되면서 일부 한남2구역은 반사이익이 났다. 그러나 반사시익을 받은 조합원들 보다는 거주불편을 겪는 조합원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재개발을 기다리면서 수도관이나 전깃줄이 낡아도 고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큰길을 따라 상권이 형성됐지만 이면에는 슬럼화가 진행된 곳이 너무나 많다”며 “초등학생을 학교로 보내는 것이 무서울 지경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보광초등학교도 안전진단 D등급을 맞아서 보강공사를 했다”며 “학교가 오래 되고 낡아 하루 빨리 재개발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남동 이슬람사원을 중심으로 이곳에 위치한 주택가는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슬럼화가 진행 되다보니 이곳의 주택 임대료는 저렴해졌다. 임대료가 저렴해지자 외국인 노동자들과 극빈층이 흘러들어 왔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슬럼화되는 동네를 지켜보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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