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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하·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일부 지역 판세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내 경선 후유증으로 인한 내부분열 가능성, 야권의 후보단일화 움직임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일부 지역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 북·미 정상회담, 남북 경제교류 재개 분위기 등 ‘민주당 역사상 이만 한 호(好)조건은 없었다’고 할 만큼 최상의 조건에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압승을 거두지 못할 경우 선거 당내 분란은 물론 향후 정국의 주도권 마저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여당 민주당, 최고의 선거 상황 속 내분 등 이상징후 ‘뒤숭숭’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중앙당 선대위 출정식에서 “이제 당원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그동안 경쟁 속에서 때로는 서로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우리는 한 식구다”고 말해 경선 이후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도 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돼야 승리할 수 있다”며 “승리하신 후보들은 낙천한 후보들을 품어주고, 우리는 끝까지 영원한 동지임을 함께 새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 대표의 바람과 달리 일부 지역은 경선 후유증의 여파로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압승이 예상됨에 따라 투표율 하락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직접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경선과정에서의 앙금, 경선 후 내부분열, 승리에 대한 자만심 등이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마나 지금의 지지율이 나오는 것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압승이 굳어지면서 유권자들의 투표의지가 낮아졌고 결국 투표율이 51%에 그친 사례가 있다”며 “낮은 투표율은 역대 선거에서 항상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해 온 만큼 투표율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2006년 열린 지방선거에서 당시 집권여당 반(反)열린우리당 정서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사건 등의 영향을 받은 한나라당은 15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싹쓸이 한 데이어 기초단체장 67%, 광역의원 76%, 기초의원 56% 등을 각각 차지한 바 있다. 당시 투표율은 51.6%를 기록했다.
약재 만난 문대림 원희룡에 지지율 역전…선물 풀고 지원사격 나선 민주당
최근 민주당 우세지역에서 초접전 지역으로 돌아선 곳은 제주도지사와 대전시장이다.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문대림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원희룡 무소속 후보에 줄곧 앞서 왔지만 당내 경선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지지율 하락에 이어 얼마 전에는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당선가능성 모두 원 후보에 역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4월 15일) 직전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뉴스제주 의뢰를 받아 4월 6일~7일 실시한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는 31.8%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밖에서 원 후보(24.4%)를 7.4% 앞섰다.
하지만 문 후보로 확정된 경선 이후인 5월 6일~7일 리서치앤리서치가 뉴스제주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지율(문 33.4%, 원 26.8%), 당선가능성(문 35.1%, 원 31.1%) 모두 두 후보의 격차가 미세하게 좁혀졌다.
이어 5월 17일 조사에서는 지지율(원 44.3%, 문 42.8%), 당선가능성(원 44.7%, 문 43.8%) 등으로 원 후보에게 역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기관:리얼미터, 의뢰:한라일보·미디어제주·시사제주·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 조사일시:5월 15일~16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 정당지지율은 각각 51.3%, 53.4%, 56.6%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며 문 후보 지지율과 상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측은 부동산 투기와 논문 표절 의혹, 당원명부 유출 등을 진흙탕 싸움이 된 민주당 경선의 후유증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 후보는 경선 경쟁 상대였던 김우남 전 예비후보에 선대위장직을 제안했지만 김 전 후보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제주를 찾아 강창일·위성곤·오영훈 의원 등 제주 국회의원 3인, 문 후보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올 가을 남북 정상회담 제주 유치 △남북 농축수산물 교역센터 설치 △제주농산물 해상운송 물류비 지원 확대 등의 공약을 내놓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김 전 예비후보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한 문 후보의 고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재·보궐 압승전략 수정 불가피…최대 5곳 ‘위험 징후’
대전시장의 경우 허태정 민주당 후보에 맞서 박성효 자유한국당 후보와 남충희 바른미래당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단일화에 긍정적인데 반해 남 후보 측은 다소 거리를 두고 있긴 하지만 바른미래당 중앙당 차원에서 묵인 내지 수용할 경우 후보 단일화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정부 여당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보수 세력의 결집만이 필승의 카드다”며 “대전시장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이를 계기로 보수지지층의 단일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충북지사 등을 비롯해 전국적인 단일화 열풍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상당수 기초단체장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막판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 압승’ 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현재 민주당 자체분석 결과 △경북 김천, 충북 제천·단양 ‘열세’ △충남 천안갑, 부산 해운대을 ‘접전’ △울산 북구 ‘관망’ 등으로 각각 분류되고 있다.
경북 김천은 송언석 자유한국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고, 충북 제천·단양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 색을 이후삼 민주당 후보가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울산 북구는 조승순 전 의원이 정의당 후보로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민주당 이상헌 후보와의 표 갈림 현상에 관측되고 있다.
국회 고위관계자는 “역대 선거 추이를 보면 투표율이 낮을 경우 진보성향의 민주당은 열세를 면치 못했었다”며 “초접전 지역의 경우 투표율이 승패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는 등 여권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되면서 오히려 지지층의 투표 참여율이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판세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진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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