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빌딩을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독특하고 배울게 많아요. 일반적으로 ‘부동산’ 하면 토지·아파트·빌라 등을 먼저 떠올리기 십상인데 대형빌딩은 또 다른 세계더군요. 빌딩을 짓기 시작할 때부터 이를 운영·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분석하고 적절한 임차인 플랜을 제시하는 것부터 관련 금융상품 기획·발굴까지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숨어 있답니다”
오피스 빌딩운영 전문가 민성식(40·남) 씨는 임대인이 소유한 상업용 빌딩의 가치 재고를 연구하고 이를 제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초고층 복합단지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시공단계부터 운영단계에 이르기까지 비용을 낮추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검토 역할을 맡고 있다.
파크원에 앞서서는 IFC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공사를 맡았다. 63빌딩과 트윈타워에 이어 새로운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한 IFC 오피스빌딩의 실질적인 운영업무를 총괄하는 자산관리사로 6여 년 간 재직했다는 그는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을 뒤 바꿀 새로운 파크원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전공과 무관했던 부동산 그리고 빌딩…“오피스빌딩, 생각보다 투자접근 쉬워”
“제가 부동산 관련 직종을 생각하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어요. 전 무역학을 전공했어요. 전혀 무관한 업무였죠. 대학졸업을 앞두고 무역학의 미래가 밝다고 느끼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대형빌딩을 관리한다는 회사를 알게 됐어요. 독특하고 매력적인 직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저 없이 도전하게 됐죠”
그의 첫 직장은 삼성생명 부동산 자산관리를 담당하던 샘스란 업체였다. 임차인관리, 시설물 운영, 투자자 관리 등 대형 오피스건물의 운영 노하우를 익히게 된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그리고 빌딩과 인연을 맺게 됐다. 졸업 직후 곧바로 투신한 까닭에 어린 나이부터 실무경험을 쌓게 된 그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음을 강조했다.
“부동산 학과를 나왔다 하더라도 매년 법과 정책들은 개정돼요. 놓치면 뒤처지죠. 여느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더욱 자기개발과 정보습득을 게을리 해선 안 되는 분야에요. 특히 저 같이 전공조차 다른 케이스의 경우 더욱 매진해야 하죠. 부동산개발전문이력, 부동산자산운용전문인력, 투자자산운용사, 재무위험관리사 등을 차례로 취득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죠”
그는 대형 상업·업무용 빌딩도 충분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막연히 그 규모가 크다보니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란 세간의 인식이 걸림돌일 뿐 방법은 다양하다는 조언이었다. 관련 금융상품 등이 충분히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며 이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그는 강조했다.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부분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상업용 빌딩 투자도 방법이 있다는 것을요. 맞아요. 사실 오피스 빌딩은 기본적으로 몇 백 억대 이상의 고가의 부동산 상품이죠. 일반인이 직접 투자하는 것은 엄청난 부자라도 쉬운 일이 아니죠. 따라서 펀드나 리츠와 같은 간접적인 상품에 투자해야 해요”
리츠는 직역하면 부동산투자신탁이란 의미로 부동산이나 이와 관련된 대출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증권화 상품의 일종이다. 리츠에는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지분형 리츠, 부동산담보대출에 투자하는 부채형 리츠 그리고 양쪽을 조합한 혼합형 리츠가 있다. 민씨는 이런 리츠나 펀드를 투자하려면 다른 접근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식처럼 거래시장에 올려서 파는 상품인 리츠나 펀드를 통해 투자를 하려면 일단 정보가 있어야 해요. 주거용처럼 동네 부동산에 물어볼 수는 없죠. 상업용 부동산은 정보가 제한적이라 얻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를 조사해야 돼요.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투자설명서를 확인할 수 있어요. 또 자산운용사, 관리회사, 수익률·개발구조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투자해야하죠.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 등은 금융투자협회에서도 볼 수 있어요”
임대인도 트렌드 읽어야…수익창출 위한 방법 고민할 때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모델은 두 가지다. 운영수익 그리고 매각차익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의 운영이 매우 중요함을 그는 강조했다. 특히 건물 규모가 클 수록 전문가에 위탁하는 방법이 합리적인 방법이라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세금업무 등은 외부에 기장을 맡기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임차인이 누구냐가 중요해요. 보통 임차정보는 일반 주택시장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들이 아니죠. 보통 자산관리를 위탁하면 자연스레 관련 부서에서 임차인을 소개하죠. 임차인과 발생할 수 있는 분쟁도 임대인을 대리해서 처리해주는 만큼 편리해요. 임대료를 올리기보다 임차인과의 관계를 유지함으로서 공실률을 줄이는 것 역시 빌딩의 가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어요”
그는 보통은 좋은 빌딩 사서 운영해 수익을 얻는다고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빌딩을 다른 빌딩과 물리적으로 비교했을 때 경쟁 변별력이 이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은 빌딩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예전처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저금리 시대 상업용 부동산 가치 창출은 물리적 가치보다 감성적 가치로 접근해야죠. 실제로 빌딩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창의력을 높이고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재계약 확률이 높아지고 빌딩 자체의 가치도 올라가요. 재계약이 무산되면 수익적으로 가치는 떨어지니까요”
민 씨는 소프트웨어의 디테일이 빌딩을 살린다고 귀띔했다. 외국의 경우 단순한 출입의 기능만 하던 로비의 공간을 활용해 전시회·음악회 등을 개최하는 게 추세라고 한다. 또한 대형건물일수록 식사·은행업무 등 각종 편의시설을 비치해 한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적시했다.
“같은 건물이라 하더라도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이 됩니다. 임대인의 수익은 곧 임차인으로부터 옵니다. 그래서 트렌드를 읽어야 해요. 결국 임대도 공간을 빌려주는 데 국한된 것이 아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 겁니다. 제 미래도 거기에 있어요. 임대인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애쓰고 소개하며 보다 전문적인 ‘빌딩맨’으로 도약하려 합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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