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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황인필 오페라 가수
“낮엔 노래, 밤엔 푸드트럭…결국 성악가 꿈 이뤘죠”
늦깎이 유학생에서 오페라 주역까지, 꿈을 좇는 집념의 성악가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31 01:28:23
  
▲ 황인필(39세)씨는 오페라 가수 겸 오페라 감독으로 내년 1월에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총 감독을 맡았다. ⓒ스카이데일리
 
“음악은 음악으로 못 배운다고 생각해요. 음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1%에요. 나머지는 자신의 삶, 체험 등으로 만들어것이죠. 그렇기에 성공은 혼자 두 발로 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군가를 따라하면 안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것들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황인필(39세)씨는 오페라 가수로 내년 1월에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총감독을 맡았다. ‘라트라비아타’는 2020 볼쇼이 오페라 주역 가수 초청 신년 오페라이다. 국내 오페라계의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황인필 씨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낮에는 노래하고 밤에는 푸드트럭 운영…성악가 꿈 키워 
 
황 씨는 성악을 늦게 시작해서, 남들보다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예중, 예고의 정석적인 코스를 거친 것이 아니라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교 입시에서 떨어지고 바로 입대를 했다. 이후 군대를 전역한 후 24살때 우연히 찾아간 교회에서 음악에 첫 발을 디뎠다. 당시 그는 교회 오르간 소리를 듣고 마음에 큰 울림을 받았고 성가대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성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26살 말엽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프랑스에 있는 Bourg la Reine 국립음악원에서 오페라를 전공으로 수료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니 그의 나이는 31살이었다. 이후 추계예술대학교에 성악과를 입학했지만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으며 31살에 학교를 나왔다. 황 씨는 음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34살에 세종대학교에 편입해 다시 성악을 공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음악인으로 살기 위해 푸드트럭 자영업을 병행했다고 강조했다.
 
▲ 그는 계속해서 음악인으로 살기 위해 푸드트럭 자영업을 하며 학업을 이어나갔다고 강조했다.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특히 황 씨는 학교를 졸업할 무렵 즘에 오페라 합창단에 들어가게 됐다. 그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선 장시간 노래 연습에 참여해야 했고 일반 직장인처럼 일정한 월급을 받기 힘든 시스템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힘든 문제에 부딪혔다고 강조했다.
 
“이 일 자체가 보장되지 않고 제도권 밖에 있어요. 어느 단체에서 급여를 주면서 무언가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 쪽은 거의 객원이라서 소득도 보장받지 못하고 벌 때만 벌어요. 성악과를 졸업하고 설 수 있는 데는 오페라 무대에요. 하지만 오페라 무대도 진입 장벽이 높아서 대다수의 친구가 합창단이나 피아노 학원에서 활동해요”
 
“오페라 합창단을 할 당시 연습까지 다 하고 공연을 올리는 3개월간 40만원을 벌었어요. 저희 일의 경우 다른 일을 병행하기에는 그 기회가 주어졌을 때 못하는 경향이 커요. 일반 직장은 9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해야 하는데, 낮에 합창단 연습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뺄 수가 없었어요. 이러한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음악의 길을 갈지 선택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낮에는 노래 연습을 하고 밤에는 푸드트럭을 운영했어요. 그렇게 36살까지 푸드트럭에서 칵테일 장사를 하며 틈틈이 오디션을 보고 열심히 뛰었어요”
 
오페라 단역부터 시작해 주연까지…쇼펜하우어의 철학 통해 성장
 
황 씨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일을 병행하며 낮에는 장시간 노래 연습에 참여하며 달려갔다. 이후 그는 합창단 단장으로부터 오페라에서 단역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그가 제안받는 단역 자리는 무 페이였음에도 좋았다고 강조했다.
 
“당시 단역 제안을 받았을 때 무 페이였지만 좋았어요. 오페라에 제 이름이 단독으로 실리고 단독으로 소리를 낸다는 것에 엄청난 희열을 느꼈어요. 막상 실전에 가니 많이 떨리더군요. 그렇게 단역을 시작으로 점점 주연을 맡게 됐어요”
 
황 씨는 단역부터 시작해 주연까지 성장했다. 그는 라보엠, 사랑의 묘약, 리골렛또, 투란도트 등 다수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또 ‘2016년 예술대상’에서 ‘신진음악가상’을 수상했고, 2018년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언론상’을 수상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해왔다. 그는 이러한 활약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통해 음악인으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그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통해 음악인으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저는 음악은 음악으로서 못 배운다고 생각해요. 저를 바꿔 놓은 것은 쇼펜하우어의 인지와 무인지에 관한 철학이에요. 보통 우리가 무엇을 인식하는지, 의식하지 않고 하느냐의 차이예요. 음악을 할 때도 인지를 할 때보단 안 할 때 도움이 돼요”
 
“오페라는 이야기처럼 말을 하는 거예요. 음악적으로 순간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이것이 노래를 의식하고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에요. 그 당시 저는 누구한테도 음악 레슨을 안 받았어요. 쇼펜하우어를 철학을 통해 깨닫기 전에 제가 녹음했던 음악과 지금 음악은 하늘과 땅 차이죠”
 
클래식은 철학에 가까운 음악, 오페라의 대중화 이끌고 싶어
 
그는 최근 오페라 가수에서 오페라 감독으로의 데뷔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총감독을 맡았다. 그는 일반 대중이 오페라와 쉽게 친근해질 수 있도록 대중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클래식 시장의 오페라 제작 환경은 힘든 편이예요. 오페라는 대중화도 안 돼 있어 티켓 수요가 한정적이라 적자가 많이 나요. 메이저 오페라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4~5억정도 제작비가 들어가요. 그중에서 대관비도 많이 차지 한기도 해요. 국립 오페라단은 나라에서 지원이 들어온다. 사설 오페라단은 지원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아요”
 
“이번 오페라 연출은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해요. 궁극적인 목표는 무대에서 노래하며 대중들에게 음악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클래식은 철학에 가장 가까운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노래를 100명에게 들려줬을 때 그 느낌을 다 다를거예요. 음악이란 언어의 한계성을 뛰어넘고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을 만들어줘요. 특히 클래식은 철학에 가장 가깝기에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하죠.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좋은 노래를 선사하고 싶어요”
 
[이지영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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