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및 징계요청을 결정한 데 대해 일선 검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등 고검장 6명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윤 총장의 직무배제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징계 청구의 주된 사유가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형사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등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추 장관의 윤 총장 수사지휘권 박탈 및 감찰 지시 등을 비판했다. 고검장들은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많은 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총장 임기제를 무력화하고 궁극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수차례 발동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횟수와 내용 측면에서 신중함과 절제를 충족했는지 회의적이다. 일부 감찰 지시 사항의 경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논란이 있고 감찰 지시사항과 징계 청구가 대부분 불일치한다는 점에서 절차와 방식, 내용의 적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라는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폄하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과 조치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 재고를 법무부장관께 간곡하게 건의 드린다”고 요구했다.
일선 고검장들의 성명서가 올라온 이후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등 대검 중간간부 27명도 입장문을 발표해 추 장관의 처분을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총장에 대한 24일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는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고 충분한 진상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위법, 부당하다”며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이고 검찰개혁 나아가 소중하게 지켜 온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일선 검사들 역시 항명 대열에 동참했다. 의정부지검 평검사들은 “법무부 장관은 국가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켜야 한다”며 “이번 처분은 검찰의 행정적 예속을 빌미로 준사법기능을 수행하는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훼손하는 처분이며 국가사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앞서 대검 검찰연구관들도 25일 추 장관의 처분을 재고해 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법률에 의해 임기가 보장되는 총장에 대해 수긍하기 어려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그 직을 수행할 수 없게 하는 장관의 처분은 검찰 업무의 독립성 침해할 뿐 아니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들 역시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검찰총장에 대하여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를 명한 것은 위법, 부당한 조치다. 이례적으로 진상 확인 전에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가의 준사법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검찰 제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로서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검사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 내부에서 집단행동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불법사찰은 정당한 검찰 업무가 아니며 법치주의를 훼손한 것은 바로 검찰이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증거로 재판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은 검찰이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발상이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한 일선 판사의 일성을 검찰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며 “지금 검찰이 해야 할 일은 검찰 내부에 만연한 불법 불감증을 냉철하게 되돌아보는 것이다. 검찰에 자성하고 성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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