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위기 직면한 피트니스업계…방역정책 불복 움직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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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개 헬스클럽, 오픈시위 돌입…“정상으로 돌려놔라”
나경원 “면적 당 수용인원으로 새로운 방역 기준 마련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05 14:42:57

새해 첫 날 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50대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헬스클럽 업계가 정부의 방역 정책에 분노를 표출했다. 헬스업계는 기약 없는 폐장 조치, 타 업계와의 형평성 문제, 정치권의 안일한 태도 등을 두고 대정부 불복궐기대회를 예고했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5일 경기 포천시 소재 자신의 헬스장에서 ‘오픈 시위’를 이어갔다. 그는 정부가 태권도, 발레 등 학원으로 등록된 소규모 체육시설은 영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반면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17일까지 집합금지 조치를 연장하자 항의 차원에서 전 날(4일) 시위에 돌입했다.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에 의하면 오 회장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등지의 300여개 헬스장도 오픈 시위에 동참했다. 이와 별도로 700곳은 간판 불을 켜고 시위에 나섰다. 일부 영업장에는 지자체 단속반, 경찰 등이 출동해 한동안 소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많은 회원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집합금지 위반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오 회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정부를 작심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친 정부에 한마디 하고자 한다. 주인(국민)이 뼈 빠지게 돈 벌어 머슴(공무원)에게 월급 주는 건 일 똑바로 하라고 주는 거다”며 “봐라 지금 상황을. 국민 대부분이 처음부터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굵고 짧게 가자고 했지만 K방역이 어쩌구 자화자찬하더니 이게 뭐냐”고 성토했다.

또 “머슴들 월급 주는 주인들 다 굶어죽어 간다. X신 같은 머슴들 말 들어주고 싶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사회적거리두기를) 짧고 굵게 가든지, 아니면 운영금지 때린 수도권 자영업자들 모두 다 정상으로 돌려놔라. 그리고 고위공직자들 월급 2달씩 반납해서 자영업자들에게 돌려줘라. 주인이 머슴에게 내리는 경고다”고 촉구했다.

오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4일 “우리만 해도 임대료 등 매달 1000만원씩 나간다. 그간 은행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더 이상 대출은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준다는 30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오죽했으면 대구 헬스클럽 관장 같은 일이 벌어졌겠나. 문 열고 정상 영업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호소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마트를 가보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다. 음식점은 얇은 칸막이 하나 치고 다닥다닥 붙어 식사한다. 가뜩이나 회원이 줄어 하루 20~30명만 나오는 헬스장이 이들보다 위험한가”라며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업종 간 이간질밖에 되지 않는 지금의 방역지침을 수정해달라는 얘기다”고 했다.

정치권의 각성도 촉구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코로나를 보궐선거 앞두고 (백신 보급 등)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다”며 “책상에 앉아 펜대만 굴리는 고위공직자들이 세금만 꼬박꼬박 받아먹고 현장의 어려움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5일 “차라리 벌금 내고 말겠다는 이 분들 말씀에 그 동안 어떻게 버티셨을까 하는 마음뿐이다. 매장 사용이 불가능한 카페, 폐업 수준에 가는 노래방 등등 주인, 종업원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피해가 극심하다”며 “업종, 사용시간이 아닌 ‘면적 당 수용인원’으로 새롭게 (방역)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권 보장 목소리는 비단 헬스클럽 업계뿐만이 아니다.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은 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개최했다. 박주형 대표는 “현장에서 형평성 있는 방역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당에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연맹 소속 업주 153명은 지난달 30일 정부를 상대로 1인당 500만원의 손배소를 제기한 바 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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