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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폭발적 부채부담 증가율을 우려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대한민국의 국가부채가 1년간 242조원 가까이 증가해 총 부채가 2000조원에 육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큰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 및 저출산, 가계부채, 청년실업률 증가 추세를 고려해 볼 때 IMF의 지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경우 어떻게 국가부채를 줄여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해 구체적으로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인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4개월이 지난 현재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대로 국가부채증가를 방치하는 경우 5년 뒤에는 최대마지노선인 국가채무비율 60%를 훨씬 넘어 70%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으로서는 큰 위기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내년 3월에 있을 대선을 의식한 듯 재정건전성보다는 코로나19위기 극복에만 방점을 두고 재정준칙 도입을 주저하고 있어 자칫하면 때를 놓쳐 역사적 죄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가부채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먹구구식이 아닌 구체적인 재정건전성 확보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재정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국세 수입을 확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세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합리적이지 못한 조세체계 하에서는 조세저항은 물론이고 조세회피용 편법들이 난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세부담능력이 있는 개인이나 법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세금을 내면서도 이익창출행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조세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 여당과 정부는 지난 4년간 세원을 확대하기보다는 핀셋증세, 즉 부자증세에만 몰두해 왔던 것으로 평가된다.
조세저항이 적고, 투표수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부유층만을 상대로 세원을 확대하면 다수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급증한 재정 수요를 부유층 증세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결국 1가구 1주택자인 중산층에도 종부세를 부과하여 세원을 확대하는 불가피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조세정책을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GDP 대비 법인세율과 재산세율을 각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현재 3.8%)와 1.9%(현재 3.3%)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리고 고소득자에 편중되어 있는 소득세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득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고 소비세를 증가해 OECD 평균인 7% 이상(현재는 각각 5.4%, 4.6%)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조세체계 개편의 시발점은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이 될 것으로 본다.
[필자 약력]
한국상사법학회 이사
한국기업법학회 이사
숭실대 법과대 교학부장 겸 학과장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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