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신연락선(통신선)을 복원한 북한이 우리군의 전력 증강을 비판하는가 하면 남북관계 해결을 위한 남한 측의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통신선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행태가 문재인정부의 실책으로 야기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5일 ‘대화와 평화의 진짜 의미는’이라는 글에서 “얼마 전 남조선 군부는 공군우주력발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그 무슨 공군우주력발전기본계획이라는 것을 발표했는가 하면 육군 2군단에서 대테러 대응훈련을 벌이고 미래형 지상전투체계 아미타이거 4.0 도입을 위한 전투실험을 강행하는 등 군사적 대결 책동에 광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남조선 위정자들이 불어대는 귀맛 좋은 대화와 평화 타령이 대화 상대인 우리를 안심시키고 저들의 불순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을 얻으려는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결국 그들이 운운해온 대화와 평화의 진짜 의미는 동족대결과 침략전쟁 그 자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는 5일 게재한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명의의 기고문에서 “북남(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면 남조선 당국이 민족자주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남관계 개선은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의 도움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민족 내부 문제에 외세의 간섭을 허용하면 오히려 복잡성만 조성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본격적으로 통신선 복원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통신선을 복원하면서 ‘중대과제 선결’을 강조했다. 중대과제란 북한을 향한 적대정책 및 국제사회의 이중 기준 철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군사력 증강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 해지를 위한 남한의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대북제재 등에 대한 미국과의 간극을 더욱 넓히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 남북관계와 북미협상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가 이 같은 북한의 태도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중대과제 선결 촉구를 언급하며 “안하무인 격 태도에 황당할 따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기본적인 통신선 유지가 언제부터 북한이 내려주는 시혜가 됐나. 현재 한반도의 운전대가 어느 쪽에 쥐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 아닌가”며 “북한은 지난달에만 4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일삼으며 대남 도발을 반복해왔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도발과 대화를 넘나드는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은 누가 만든 건가.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인데 현재 아쉬운 쪽이 어디인지는 모두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와 남북대화 역시 중요하지만 최근 정부의 북한을 향한 구애는 열정이 과한 측면이 있다”며 “그 열정이 대선을 목표로 정치적 이벤트를 연출하기 위함이라면 국민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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