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이스피싱·불법 사금융 등 사기 근절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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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메시지 RCS 도입, 통합신고시스템 구축 등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02 16:32:57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책 융자 등을 사칭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의 정책효과 약화를 넘어 금융거래·통신서비스에 대한 신뢰마저 훼손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가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불법다단계로 인한 피해를 근절할 방안을 내놓았다.

2일 기획재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4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갖고 서민자산 보호를 위한 보이스피싱 예방 등 3대 분야에 대한 10대 핵심 과제를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2018년 4040억원, 2019년 6398억원, 2020년 7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까지 4351억원을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불법 사금융을 통한 금융취약계층의 이자 부담 가중, 불법 다단계로 사회초년생 등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수차례 관계부처 합동 종합대책을 발표·추진해 일정 성과를 거뒀으나 이에 대응한 범죄 수법 지능화 등으로 척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서민의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메시지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형 RCS 메시지 서비스를 즉시 도입하도록 검토한다. RCS 메시지는 국제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새롭게 채택한 표준 문자 규격으로, 발신자 전화번호와 함께 관련 브랜드·프로필이 함께 표시돼 메시지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메시지 본문에 직접 인터넷 주소(URL) 대신 버튼을 통한 연결을 지원해 안전성이 높다.

다만 현재 국내 모든 휴대폰 제조사가 RCS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금융·공공기관을 중심으로 RCS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휴대폰 제조사 등의 애로 해소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이버 사기 통합 신고 체계도 마련한다. 현재 경찰청,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분산된 신고 시스템을 동시에 가능하도록 보이스피싱 통합신고시스템을 구축한다. 내년 상반기 중 시범 운영을 목표로 사이버사기 통합 신고 사이트를 개설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통합 사고번호 신설을 검토한다.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예방할 중장기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의심 전화, 악성 앱 등을 휴대폰 자체 기능으로 1차 차단하고, 앱 등 추가 설치를 통해 2차 차단하는 ‘보이스피싱 백신’을 개발한다. 안면, 홍채, 지문 인식에 더해 행동기반 생체인증 기술과 휴대전화에 저장한 비밀번호·개인정보 등을 보호할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법령 개정으로 전화번호 이용 중지 대상을 확대한다. 현재 계좌이체를 통한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는 현행법으로 이용중지가 가능하나 대면편취형, 스미싱 등에 사용된 전화번호는 제외된다. 이에 통신사업자 약관 개정 대상 사업자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해 이용 중지 근거를 마련한다.

금융위원회 중심의 ‘전기통신 금융사기 방지대책 협의회’ 등 범부처 협조체계도 구축한다. 금융·비금융에 걸친 모든 이슈에 적시 대응하도록 범부처 협의체의 총괄 기능을 강화하고, 관계 부처 간 상시적인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해 범부처 합동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통계 등을 관리한다.

불법 사금융 피해에 대한 구제 지원을 강화해 지난해 도입한 ‘채무자 법률 대리인 무료지원 사업’의 예산을 올해 6억원에서 내년 11억4000만원(정부안)으로 확대한다. 불법 사금융업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대부업법 개정안’ 입법을 적극 지원하고, 제보자에 대한 신고포상금 확대 등을 꾀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예방 대책 외에 △경제동향 및 경제중대본 대응반별 점검·보고 △최근 물가동향 및 대응방안 △서비스인프라 고도화 방안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청년 지원정책 △제9차 현장밀착형 규제혁신방안 등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