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보유 비율이 자산 2조원을 기준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여성 사외이사를 1명도 보유하지 않은 곳이 92%에 달했지만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17%에 그쳤다.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규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1일 기준) 국내 상장사 2318곳(코넥스·스팩 제외)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2212개 기업의 사외이사 중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전체의 7.5%로 작년 말(5.6%)보다 1.9%p 상승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172곳의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20.9%로 작년 말(13.3%)에 비해 7.6%p 늘었다. 이들 회사가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172명 중 여성 비율도 68명으로 39.5%에 달했다.
자산 2조원 미만은 달랐다. 2040곳은 올해 전체 사외이사 891명 중 63명만 여성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로 인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4.8%에 그쳤다. 작년 말 대비 증가폭도 0.8%p에 불과했다.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법 제165조20항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적용 대상을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좁히면서 대형 상장사와 중소형 상장사는 각기 다른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나타냈다.
여성 사외이사를 단 1명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도 자산 2조원을 기준으로 큰 대조를 보였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172곳의 경우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은 30곳(17.4%)으로 전년 말 85곳(49.4%) 대비 55곳(32.0%) 급감했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의 경우에는 ‘유리천장’이 여전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1명도 없는 곳은 1872곳으로 91.8%에 달했다. 전년 말과 비교해 감소폭도 17곳(1.5%p)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공기업 한국가스공사가 제일 많았다. 8명 사외이사 중 4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크래프톤은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여성이다. 풀무원도 8명 중 3명의 사외이사를 여성으로 선임했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LG화학, 삼성전기, 에쓰오일, 엔씨소프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3개 법인은 여성 사외이사가 2명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10.9%)이 코스닥 상장사(4.5%)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대부분이 코스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업종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금융이 1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전자(14.0%), 유통(13.9%), 서비스(13.5%), 기타(12.1%), 화학(11.1%) 등의 순이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음식료(9.9%), 디지털콘텐츠(9.3%), 지주(8.3%), 건설(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59.1세로 전년 말(59.9세)보다 0.8세 감소했다. 성별 평균 연령은 남성(4291명)이 59.5세, 여성(350명)이 53.3세였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사회는 경영자를 관리·감독하는 업무 수행 시 다양한 관점과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성이사의 선임은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이 확보돼 보다 효과적인 감독기능 수행으로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물학적인 특성과 성별 다양성 확보로 인해 다양한 관점 및 독립적인 의견 제공이 가능하고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돼 회계투명성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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