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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
젤렌스키의 결기와 바이든의 용기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24 00:02:45
 
▲ 한원석 국제문화체육부 선임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비(非)나치화‘ 하겠다며 침공한 지 오늘로 만 1년이 됐다. 전쟁 발발 직후만 해도 러시아가 손쉽게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괴뢰정권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로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으로 진군하며 기세를 올렸다.
 
오죽하면 침공 첫날 당시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안드리 멜닉이 지원을 요청했을 때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48시간이면 모든 일이 끝나고 새로운 현실이 다가오게 될 텐데 우리가 왜 당신들을 도와야 합니까”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가 곳곳에서 러시아 군을 패퇴시키며 전쟁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러시아 특수부대의 참수작전이 실패로 끝난 직후 대통령궁 앞에서 직접 셀카 비디오를 찍어서 올리며 키이우 사수를 선언한 일이나 미국 정부의 대피 제안에 대해 “내가 필요한 건 피신이 아니라 탄약”이라고 말한 일화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지로 이어졌다.
 
그는 흡사 6주 만에 프랑스가 나치 독일의 손아귀에 떨어져 고립된 상태에서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해안에서, 상륙지점에서, 들판에서, 거리에서, 언덕에서 싸울 것”이라며 “결코 항복하지 않겠다”던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를 연상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보여 준 전시 지도자로서의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선전은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도 영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제가 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이 그러한 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나 동맹국이 군사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분쟁 지역을 찾아간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3년 12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연합군 점령 지역을 방문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2년 대통령 당선인의 신분으로 6.25 전쟁 와중이던 한국을 찾았지만 당시 한국에는 수십만의 미군이 주둔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케네디 대통령이 1963년 6월 당시 동독 한복판에 있는 서베를린을 방문해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Ich bin ein Berliner)’로 알려진 역사에 남을 연설을 했을 때에도 서독에는 수십만의 미군이 주둔해 있었다.
 
베트남전 와중에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6년과 1967년 두 차례에 걸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남베트남을 방문했다. 이 밖에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모두 6차례 찾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를 1번·아프가니스탄을 4번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김정은과의 판문점 회담을 제외하더라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 이들 모두 전쟁이 진행 중이긴 해도 미군이 주둔해 있는 지역을 방문한 것이다.
 
이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우크라이나에는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을 지키는 소규모의 해병대 분견대 외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 않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만나는 동안 키이우에는 몇 시간에 걸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들은 “자신의 안전이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 군의 손에 달린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연방 의회 연설에서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미국의 선전 공세’라고 분석했고, ‘재선 도전을 위한 쇼’라고 폄하하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덤빌 테면 덤벼 보라고 한 것’이라는 등 다양한 관측을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암살’이라는 3차 세계대전의 시작 버튼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누를 리 없다는 판단에서 이번 방문을 추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용기와 대담성을 미(美)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각인시키며 전 정부에서 동맹국들의 불신을 샀던 미국을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위기에서 빛나는 지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더욱 혼란해져 가는 한반도 정세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위기를 극복하는 리더십을 보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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